자승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장은 16일 서울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종교인 과세 문제에 관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그러나 아직 기획재정부에서 종교인에게 어떤 방식으로 과세하겠다고 구체적으로 종교계에 논의하거나 질의한 적이 없다"며 "불교계는 과세를 부정하지 않는다. 다만 수행자인 스님은 임금 지급을 전제로 성립하는 고용관계가 아니다"라면서 "수행 및 교화활동에 따른 전통적 보시 방식을 어떻게 현대 세무행정과 맞춰갈지는 정부와 논의하고 지혜를 모으겠다"고 설명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33대 집행부의 임기 마지막 해인 올해 종단 운영 방향에 대한 설명도 있었다. 조계종은 올해 실직가장ㆍ장애인ㆍ청소년ㆍ다문화가정 등 특화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노동자 심리치유센터 설치, 아프리카 케냐에 학교 개설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내부적으로는 2011년 발표한 1차 쇄신과제를 집행ㆍ점검하는 한편 승가 청규와 선거제도, 승려복지 등 2차 쇄신안 마련과 집행에도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자승 스님은 "지족(知足)이 제일부(第一富)"라며 "지혜의 눈을 뜨면 자신이 있는 곳과 나아갈 바를 알아 만족할 수 있으며 자비의 눈으로 세상을 보면 이웃이 보인다"고 말했다.
2009년 11월 제33대 총무원장에 취임한 자승 스님은 그러나 임기 관련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다. 자승 스님은 "추석 전 7~8월의 밤나무는 흔들어야 떨어지지만 9월 추석이 지난 밤알은 때가 되면 저절로 떨어진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그는 그동안 재임에 관심이 없으며 남은 임기에도 연연하지 않겠다고 밝혀왔다. 자승 스님은 "아직 임기가 10개월 남았기 때문에 거취에 대해 말하는 것이 종무행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33대 집행부의 사업이 잘 마무리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34대 총무원장 선거는 10월10일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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