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후보자는 이날 오후 7시20분께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서 퇴근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서청원 의원이 사실상 사퇴를 요구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저는 그럴 생각이 현재까지 없다"며 "청문회에 가서 국민에게, 또 국회의원에게 당당하게 제 의견을 말씀드려서 이해를 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자는 또 임명동의안의 국회 제출 지연에 대해 "대통령이 중앙아시아 순방을 가 있는데 너무 해외 일정에 쫓겨서 시간을 낼 수 없다고 들었다"며 "시차 관계도 있어서 오늘 밤은 어려운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면 내일은 임명동의안 제출이 가능한가"라는 질문에는 "그것은 제가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에 앞서 문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과 청와대는 국회 임명동의안 제출시점을 두고 '엇박자'를 냈다. 청문회 준비단에서는 예정대로 이날 임명동의안을 국회로 보내겠다고 강조했지만 청와대에서 이날 제출이 어렵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이석우 총리실 공보실장은 이날 오후 문 후보자의 집무실이 있는 창성동 별관 로비에서 "오늘 임명동의안 제출은 예정대로 한다"며 "오늘 총리 후보자께서는 청문회 준비를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이날 오후부터 급속하게 퍼진 '문 후보자 자진사퇴설' 때문이다. 이날 점심시간 이후 여의도 정치권을 중심으로 '문 후보자가 오후3시에 사퇴 기자회견을 한다'는 설이 확산됐고,이에 따라 창성동 별관에는 취재진 수십명이 몰려들었다.
이 실장은 "많이들 기다리고 계셔서 그것을 말씀드리려 왔다"며 "오늘 일정에 다른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뒤이어 이날 계획했던 국회에 임명동의안과 인사청문요청서를 제출하지 않겠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중앙아시아를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현지에서 정상회담을 비롯한 일정과 시차 등으로 인해 임명동의안 관련 보고를 받는 것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며 "오늘은 국회 제출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청문회 준비단과 청와대가 임명동의안 제출시기를 두고 손발이 맞지 않는 것은 악화되고 있는 여론을 의식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문 후보자 측에서는 '자진사퇴설'을 적극적으로 진화하며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청와대에서는 좀 더 시일을 보며 정치권과 민심의 기류를 지켜봐야 한다는 판단이 있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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