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도 일본과 같은 장기 불황 우려가 제기됐다. 존 기브(사진) 영란은행 부총재는 19일 영국정경대(LSE) 연설에서 "정책입안자들이 1990년대 10년이나 지속됐던 일본식 장기불황에 맞서 싸우고 있다"면서 "이것은 영국 경제에 매우 심각한 위험"이라고 말했다. 이달 말 이임을 앞두고 행한 이날 연설에서 기브 부총재는 "관계자들이 실질금리 제로 시대의 정책 방안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다"면서 "영란은행은 앞으로 금리인하가 아닌 양적 완화 조치를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영란은행은 지난 5일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치인 1%로 낮췄으며, 유동성 공급을 위해 지난주부터 은행들이 보유한 기업어음 등을 매입해 주고 있다. 그는 이어 "이번 금융위기가 얼마나 깊고 오래 갈지, 그리고 얼마나 빨리 얼마나 깨끗하게 치유될 수 있을 지는 아무도 모른다"면서 "아직 이번 금융위기의 원인과 치료법에 대해 완전한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번 금융위기를 통해 배운 게 있다면 인플레이션만을 상대로 한 전통적인 통화 정책은 한계가 있다는 것"이라면서 "당국자들은 금융 안정성을 헤치는 자산 버블이나 기업혹은 시장의 동향에 대해 면밀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브 부총재는 지난 2006년 1월부터 영란은행의 화폐정책위원회 멤버로 일해 왔으며, 곧 미국 하버드대학의 케네디스쿨에 자리를 잡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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