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회복세를 타기 시작한 미국 경제에 대해 '더블 딥(이중 침체)'에 대한 경고가 잇따라 터져 나왔다.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뉴욕대의 누리엘 루비니(사진) 교수는 이날 "세계 경제가 2010년 후반 혹은 2011년에 또 다시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날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세계 경제가 곧 '퍼펙트 스톰'에 휩싸이게 될 것"이라면서 "재정적자 증가, 채권 수익률 상승, 국제유가 급등, 기업 수익성 저하와 노동시장 악화가 겹치게 될 것"이라고 내다 봤다. 그는 "통화 당국들이 확실한 출구 전략을 실행하지 못하면 상황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루비니는 또 "노동시장 악화가 미국의 집값을 더 떨어뜨려 앞으로 집값이 13~18% 추가 하락할 것"이라면서 "그렇게 되면 2007년의 전성기에 비해 최대 45% 주저앉는 것"이라고 말했다. 루비니는 세계경제는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회복을 시작해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내년부터 2년간 1%대를 기록하고 대신 실업률은 11% 수준까지 악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메릴린치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있다가 토론토 소재 글루스킨 셰프 앤드 어소시에이츠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자리를 옮긴 데이비드 로젠버그도 23일 블룸버그와의 회견에서 "미국이 (이르면) 올 4ㆍ4분기 또 다시 침체에 빠질지 모른다"면서 "최근 미국의 경기 회복세는 3ㆍ4분기까지 반짝 상승에 불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 경기가 다시 하락하게 될 이유가 "세계적인 수요 감퇴로 고용이 회복되지 않아 기업들의 재고가 쌓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경기순환을 진단하는 전미경제조사국(NBER) 의장을 지낸 마틴 펠트슈타인 하버드대 교수도 지난 21일 "미국이 더블 딥에 빠질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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