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현대자동차ㆍ기아자동차ㆍ한국GMㆍ르노삼성ㆍ쌍용차 등 완성차 5사에 따르면 이들 회사는 지난 6월 국내시장에서 총 11만3,440대를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같은 달에 비해서는 8.1%, 전달 대비로는 4.8% 줄어든 판매량이다.
회사별로는 기아차의 부진이 가장 심각했다. 지난달 회심의 카드인 '더 뉴 K5'를 출시했지만 신차 효과가 미미했고 다른 차종도 대부분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전년동기보다 10.5% 줄어든 판매량을 나타냈다. 불경기에 강한 경차 '모닝'마저 전년동기 대비 19.4%나 판매가 감소했다.
현대차 역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은 잘 팔렸지만 승용차 라인 대부분이 부진의 늪에 빠져 전체 판매가 전년동기 대비 7%, 전월 대비 4.1% 줄었고 한국GM은 사실상 전차종 판매가 전월 대비 급감하며 지난해 6월 대비 -25%, 전월 대비 -14%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르노삼성은 전달보다는 판매를 10.4% 늘렸지만 지난해 6월보다는 3.9% 적은 수준인 4,423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고 쌍용차만이 전년동월 대비 39.1%, 전월 대비 6.4%씩 판매를 늘리며 나홀로 성장세를 실현했다.
상황이 이렇자 개별소비세 인하 등 정부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자동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자동차는 부품 국산화율이 95%에 달해 완성차 판매부진은 관련 부품ㆍ소재 산업에 곧장 악영향을 끼친다"면서 "신차판매 확대를 위한 정책적 수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자동차 업계는 이 같은 6월 내수 쇼크의 원인을 ▦경기침체와 주요2개국(G2) 리스크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 ▦수입차 강세 ▦일부 회사 특근 협의가 늦어진 데 따른 공급부족 등 세 가지로 분석하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내수경기 침체 장기화와 경제적 양극화에 따른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자동차 업계의 한 전문가는 "서민경기 침체가 길어져 국산차 판매가 부진한 가운데 여유가 있는 부유층은 수입차를 선택해 이 같은 결과가 나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공급면에서는 기아차 소하리ㆍ화성공장이 6월 중순까지 특근을 하지 않아 생산량이 약 4% 감소했고 르노삼성 부산공장은 총 10시간 부분파업을 벌였다.
가장 우려되는 점은 6월 판매 결과가 하반기의 더 심한 부진을 예고하는 신호가 아니냐는 관측이다. 현대ㆍ기아차 관계자는 "올해 남은 기간도 시장환경이 어렵고 하반기에는 판매가 더 안 될 수 있다고 예상한다"고 밝혔다.
한편 완성차 5사의 상반기 성적은 내수 11만3,440대(-2.7%), 해외 61만9,202대(+7.3%) 등 전체적으로 5.6% 증가한 72만2,642대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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