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로터리/9월 16일] 일본의 첫 느낌
입력2009-09-15 16:59:41
수정
2009.09.15 16:59:41
첫경험.
그것은 언제나, 또 무엇이든지 간에 가슴 설레게 하는 것이다.
나의 첫 해외여행 경험은 대학 3학년 여름방학에 일본에서 열린'아시아 청소년 지도자 캠프' 참가였다.
당시는 해외여행이 어려운 때라 5박6일 일정의 짧은 여정이었지만 우습게도 공항에 30~40여명의 친구들이 환송을 나왔다.
그러나 황망하게도 일본에서의 첫 숙소는 동경에서 3시간 반이나 떨어진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조그마한 시골 동네였다. 화려한 네온사인과 당시로는 귀했던 전자제품들이 산처럼 쌓여있는'아키하바라'를 생각했던 나는 실망을 이만저만한 게 아니었다. 그래서 같이 간 한국 친구들, 필리핀ㆍ홍콩 친구들과 밤마다 모여 감독관 몰래 일본 맥주와 '니카'라는 소주를 마시고는 했다.
평범한 시골동네라 소주를 사려면 캠프에서 10분 정도 동네 어귀로 나가야 했다.
새벽 2시 일본어를 잘하는 선배와 둘이서 사방이 휑하니 뚫린 2차선 도로 옆 구멍가게를 가는데 갑자기 "끼익~"하는 소리가 들렸다. 우리가 뒤를 돌아보니 조그마한 차 한대가 신호가 바뀌어 급정거하는 소리였다.
주위에는 아무도 없고 사방이 뚫려 있어 반대쪽에 차가 한대도 없는지 확인할 수 있는 건널목이었다. 아무도 보지 않고 있는 시골마을 건널목에 갑자기 바뀐 신호를 지키기 위해 급브레이크를 밟는 일본인, 처음 만나는 일본인의 모습이었다.
야마시타(57)씨, 일본의 명문 와세다대를 졸업하고 후지은행에 근무하다가 아버지의 뒤를 이어 테이블 8개 밖에 없는 튀김우동 식당을 나고야시에서 50년째 운영하고 있다. 그는 가업을 잇기 위해 미래가 보장된 좋은 직장을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나왔다.
일본인들은 조그마한 데서 행복을 찾고 질서를 지킨다.
다시 말해 기본에 충실하다. 과시하지 않는다.
무조건 크고 센 것만 찾는 우리 민족과는 조금 다른 것 같다.
나고야에 소재하는 '렉서스', 도요타자동차에서 만드는 세계적 명차 브랜드다.
재작년 천문학적인 숫자의 이익을 얻은 회사에서 그 이익을 노동자에게 나눠주려 했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불경기라는 전망이 나오자 즉각 상여금을 반납한 도요타노조. 그들은 "나부터 챙기면 모두 죽는다"는 업계의 전통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다.
우리나라 노조, "내 것부터 챙겨야 나만이라도 산다"는 업계의 전통(?)은 언제 깨질까. 참 안타깝다.
오늘의 핫토픽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