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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첫 돼지인플루엔자(swine influenzaㆍSI) 감염 의심환자로 분류된 50대 여성이 28일 감염 가능성이 한 단계 높은 ‘추정환자’로 확인됐다는 소식에 시민들은 불안감과 감염에 대한 두려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각 병ㆍ의원에는 SI 예방법과 증상에 대한 문의전화가 빗발치는가 하면 각급 학교 등은 긴급 대책을 마련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회사원 김모(31)씨는 “외국에서 많은 사람이 죽었다 해도 별 실감이 나지 않았는데 우리나라에서도 추정환자가 나왔다니 충격”이라며 “건강관리에 더욱 신경을 써야겠다”고 말했다. 자영업을 하는 이모(50)씨는 “SI가 지난번 조류 인플루엔자보다 더 위험하다고 들었다”며 “국내에 들어오기 전에 막았어야 하는데 너무 늦은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며 정부의 늑장 대응에 불만을 드러냈다. 각급 학교들도 비상체제에 들어갔다. 서울시내 초ㆍ중ㆍ고교들은 시 교육청이 긴급 하달한 SI 관련 전염예방지침을 토대로 급식 메뉴 조정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한 초등학교의 관계자는 “학부모들에게 SI 예방을 위한 가정통신문을 보낼 계획”이라며 “조류 인플루엔자 사태나 광우병 파동 때 급식 메뉴에서 닭고기와 쇠고기 메뉴를 줄였던 것처럼 돼지고기 메뉴도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자체 보건소 등 의료기관에는 이른 아침부터 SI의 예방법과 증상에 대해 묻는 문의전화가 빗발치는가 하면 음식점과 정육점 등 관련 업소는 이번 사태가 매출 감소로 이어지지 않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종로보건소의 한 관계자는 “아침부터 SI 예방법과 예방접종이 있는지 묻는 전화가 계속 걸려오고 있다”며 “일부는 ‘해외여행을 하고 돌아왔는데 너무 걱정된다’며 도움을 청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한양대학교 병원의 한 관계자는 “곧 외국에 나가야 하는데 어찌해야 할지를 묻는 문의전화가 종종 걸려오고 있다”며 “독감철이 아닌데도 혹시 SI가 아닌지 독감증상 대해 궁금해 하는 문의전화가 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더욱 불안해 하고 있다. 주부 최모(34)씨는 “보통 때 같으면 병원에 가지 않았을 정도의 감기 증상이었지만 혹시 몰라 엊그제 아이(4세)를 데리고 소아과에 다녀왔다”고 말했다. 가뜩이나 가격 상승으로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정육점 주인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종로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황모(31)씨는 “요새 고깃값도 비싼데 SI때문에 사람들이 돼지고기를 더 안 먹을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약국에서는 황사 마스크나 구강청정제 등을 구입하려는 시민들도 부쩍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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