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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입국장 면세점, 제주라도 시험 운영해 보라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도 면세점을 설치하자는 방안을 두고 논란이 분분하다. 출국장에만 면세점을 둔 현행 관세법을 고쳐 여행객 불편을 해소해야 한다는 입장과 통관시간 지체와 밀수 같은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반대 논리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입국장 면세점 문제는 지난 2001년 인천국제공항 개항 때부터 줄곧 거론됐고 여러 차례 의원입법 형태로 발의되기도 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이달 초에는 국회 차원의 공청회도 열렸다. 국토교통부와 문화체육관광부는 공항 활성화와 국내외 관광객 편의 차원에서 필요하다지만 기획재정부와 법무부는 요지부동이다. 백운찬 관세청장도 국회 업무보고에서 입국장 혼란과 재정 세수 등을 이유로 반대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해외여행을 해본 사람들은 왜 입국장에 면세점이 없는지 의아해한다. 출국하면서 쇼핑한 물품을 들고 다니기가 여간 성가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귀국하는 항공기에서 면세품을 사기에는 품목이 너무 제한적이다. 원래 공항면세점을 출국장에 둔 것은 해외여행 편의를 제공하는 데 있다. 하지만 기내면세점 운영이 보편화한 것에 비춰보면 그런 취지가 사문화한 지는 오래다. 제주에는 내국인면세점까지 생겼다. 공항면세점의 역할은 종전과 달리 해외관광객 유치와 외화회득 측면이 더 커졌다.



쇼핑 편의와 외화획득의 편익보다 공항의 기능인 통관과 보안을 더 우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공항면세점의 역할이 달라지는 흐름만큼은 분명하다. 전세계 63개국 공항 117곳이 입국장 면세점을 운영한다. 입국장 면세점을 허용하면 외화유출을 막는다는 장점도 있다.

결국 정책 선택의 문제다. 비용과 편익이 충돌하는 상황이라면 두 사안을 면밀히 검토해야봐야지 과거의 행정규제적 논리에 집착하는 것은 곤란하다. 부작용이 우려된다면 중국 관광객이 선호하는 제주에 시험 적용해보는 방법도 있다. 외국인 관광객 1,000만명 시대에 걸맞은 발상의 전환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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