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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4월 23일] 공공부문 학력규제 폐지 옳은 일

정부가 공무원 및 공공기관의 채용ㆍ승진 등에서 학력규제를 폐지하고 국가자격증 취득 때도 학력규제를 대폭 완화하기로 한 것은 여러 가지 긍정적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조치로 평가된다. 정부는 22일 국무총리 주재의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학력규제 개선 기본방안을 논의한 후 오는 6월 말까지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정부 및 공기업 등 공공기관 인사운용상의 모든 학력규제를 아예 폐지해 누구나 채용시험에 응시할 수 있도록 하고 승진ㆍ보수 등에서도 학력우대를 없앤다는 것이 기본방향이다. 전문성이 필요한 경우에도 최소학력 기준을 완화해 참여 폭을 넓히고 자격증으로 전문성을 대신할 수 있는 기회를 줄 방침이다. 이 같은 인사운용 개선방안은 간판을 중시하는 학력지상주의 풍조에서 벗어나 능력중시의 사회풍토를 확산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능력이 우대받는 사회가 되면 전반적인 국가경쟁력도 높아질 것이다. 또 과도한 진학률에 따른 학력 인플레이션 현상을 해소하고 우리 경제의 가장 큰 난제인 고용문제 해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나라의 대학진학률은 지난 2008년 기준 83.4%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처럼 높은 교육열에 따른 고급인력은 그동안 국가발전의 원동력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대학을 나오지 않으면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는 현실이다 보니 너도나도 진학에 열을 올릴 수밖에 없다. 이는 사교육비 부담을 늘려 가계사정을 어렵게 만들고 소비위축의 요인이 되고 있다. 학력 인플레이션은 고용사정을 더욱 꼬이게 해 청년실업을 심화시키고 수요와 공급이 어긋나는 인력 미스매치 현상도 일으킨다. 취업의 눈이 높아져 대기업만 선호하다 보니 청년실업자가 늘어나고 있으며 반면 중소기업은 일할 사람이 없어 구인난을 겪고 있다. 중요한 것은 학력차별 철폐가 제대로 시행되도록 해야 한다는 점이다. 아무리 좋은 방안을 마련해도 현장에서 실제로 적용되지 않으면 당초 기대했던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특히 채용 때의 학력제한 폐지도 중요하지만 임용 및 입사 후의 보수와 승진 등에서 학력차별이 없어져야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공공부문의 학력철폐가 성공적으로 정착되고 민간 부문으로 확산되도록 하는 방안도 적극 강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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