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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 최고응찰액인 500만2,015달러(약 55억원)를 넥센이 받아들이기로 하면서 유격수 강정호(27·넥센 히어로즈)의 미국프로야구 진출 길이 열렸다. 최대 변수로 남은 연봉 협상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넥센은 지난 20일 "내부 논의 끝에 한국프로야구 출신 야수로는 최초의 도전이 되는 이번 포스팅에 큰 의미가 있다고 판단해 포스팅 결과를 수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강정호의 포스팅 금액은 역대 포스팅시스템에 참가한 한국 선수 중 류현진(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2,573만7,737달러33센트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액수다. 올해 포스팅에 나선 한국프로야구 출신 선수 가운데 가장 높은 금액이다. 최근 결국 팀에 잔류하기로 한 좌완 투수 김광현(SK)과 양현종(KIA)이 포스팅에서 받아 든 최고응찰액은 각각 200만달러와 150만달러(추정)였다.
강정호의 500만2,015달러는 참가자 대부분이 아시아 선수인 역대 메이저리그 야수 포스팅에서 3위에 해당한다. 메이저리그는 그 동안 아시아 투수를 높게 평가해 다르빗슈 유(5,170만3411달러), 류현진 등 총 5명이 2,000만달러 이상의 최고응찰액을 기록했지만 야수에 대한 평가는 박했다. 일본 최고 외야수 스즈키 이치로가 2000년 말 1,312만5,000달러를 제시받았을 뿐이다. 500만달러를 넘긴 야수가 나온 것도 2010년 니시오카 쓰요시(532만9,000달러) 다음이 강정호로 역대 야수로는 세 번째, 내야수 중에는 두 번째로 높은 금액이다.
아직 강정호의 메이저리그 진출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김광현의 사례처럼 포스팅이라는 1차 관문을 통과해도 메이저리그 구단과의 연봉 협상이 남아 있다.
강정호의 에이전트인 앨런 네로는 포스팅 마감 시한 전에 강정호에 대한 연봉 요구 사항을 미리 메이저리그 구단 측에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네로가 내건 조건은 계약기간 4년에 연봉 500만달러로 알려졌다. 3년 계약을 하면 연간 550만달러, 2년에 연간 600만달러 등이다. 강정호에게 최고응찰액을 써낸 구단은 네로가 제시한 조건에 맞춰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입찰에 나섰다고도 풀이할 수 있는 대목이다. 연봉 협상 기간은 30일 동안이다.
강정호가 4년에 연간 500만달러의 조건으로 계약한다면 류현진의 몸값(6년 6,170만 달러)에는 미치지 못하겠지만 한국프로야구 출신 야수 가운데는 최초이자 최고의 몸값으로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된다. 강정호는 올 시즌 국내 프로야구에서 117경기에 출전해 타율 0.356(4위), 홈런 40개(2위), 타점 117개(3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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