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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車부품사 미국서 전방위 담합

2000년부터 서로 짜고 값 조작<br>히타치 등 9곳 벌금 8,000억원

히타치 등 일본의 주요 자동차부품 제조업체들이 부품 가격을 담합한 사실이 적발돼 미국에서 막대한 벌금을 물게 됐다.

미국 법무부는 26일(현지시간) 일본 자동차부품 9개 기업이 미국시장에서 30여종이 넘는 자동차부품 가격을 조작해 소비자들에게 막대한 손해를 끼쳤으며 이들이 담합사실을 인정하고 7억4,000만달러(7,952억원)의 합의금을 내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업체별로는 히타치와 미쓰비시전기가 각각 1억9,500만달러·1억9,000만달러로 가장 많은 액수가 책정됐고 NSK는 6,820만달러, T.RAD는 1,375만달러가 부과됐다. 이들 기업의 임원 2명도 각 2만달러의 벌금에 더해 징역 1년2개월과 1년형을 각각 선고 받았다. 이들 기업 외에 미쓰비시전기·미쓰바그룹·제이텍트 등 유명 부품업체들도 포함돼 있다.

에릭 홀더 미 법무장관은 "미국에서 팔린 자동차 중 2,500만대 이상이 가격담합의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미 법무부 조사에 따르면 일본 부품기업들은 최소 지난 2000년부터 2012년까지 서로 짜고 안전벨트·에어컨·방열기 등 부품의 생산량과 가격을 결정했다. 미국 자동차 '빅3'인 제너럴모터스(GM)·포드·크라이슬러뿐만 아니라 도요타·닛산·스바루·미쓰비시 같은 일본 자동차 기업의 미국 자회사도 이 같은 가격담합으로 피해를 봤다. 특히 뉴욕타임스(NYT)는 부당한 가격에 판매된 부품들이 미국 외 다른 시장에 수출된 차량에도 사용돼 손해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미 법무부는 전세계 각국과 공조해 광범위한 불법 독과점 행위를 적발하고 있다. 이번에 처벌된 일본 기업 중 일부는 일본공정무역위원회(JFTC)가 먼저 찾아냈다. 미국은 2011년부터 아시아·북미·유럽 규제당국과 협력해 불공정 무역거래 실태를 조사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미 당국이 사법 처리한 사례만도 20개 기업, 임직원 21명에 이른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이들에게 부과된 벌금 규모는 총 16억달러를 넘는다.

스펜서 웨버 왈러 시카고대 로스쿨 교수는 "20년 전만 해도 각국은 미국이 자국기업에 반독점법을 적용하는 것을 강력히 저지했지만 비즈니스 거래가 국제화하면서 오히려 더욱 적극적으로 (국내 기업에) 반독점 규제를 적용하려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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