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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3분기 성장률 5년만에 최저] 4조위안 트라우마 갇힌 중국 정부

2008년 성장 위해 돈 풀었지만

부동산 거품·과잉생산 부작용

지난 2009년 3월25일 당시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통화정책위원이던 판강 국민경제연구소 소장은 홍콩에서 열린 한 포럼에 참석해 "4조위안(688조원)의 부양책은 중국 경제성장률 8% 달성을 위한 바탕"이라고 역설했다.

5년이 지난 2013년 8월14일 인민일보는 2008년 경기부양책을 '타당성과 리스크를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 투자'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가 과거 정권의 정책을 이처럼 강도 높게 비판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중국 경제 둔화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에도 중국 정부가 과감한 경기부양책을 내놓지 못하는 것은 2008년 4조위안의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8%라는 성장률 목표에 매달려 풀어놓은 돈은 부동산 시장과 지방정부의 생산시설 투자로 빨려 들어가며 '부동산 거품'과 '과잉생산'이라는 중국 경제의 '암덩어리'를 만들었다.



2013년부터 이어진 철강·석탄·시멘트 등 업종의 과잉생산은 중국 경제구조를 왜곡시켰을 뿐만 아니라 지방정부를 등에 업고 구조조정의 발목까지 잡았다. 거대한 스펀지처럼 돈을 흡수했던 부동산 시장은 거품이 붕괴되기 시작하며 중국 경제의 고질적인 리스크 요인으로 자리 잡았다. 위안강민 칭화대 세계경제연구센터 연구원은 "중국 경제의 둔화세가 가중되면서 3·4분기 성장률이 7.3%를 기록했다"면서 "이는 그 이전까지 시행한 대규모 경기부양책에 따른 후유증의 결과"라고 말했다. 위기극복을 위해 푼 유동성이 다시 위기를 가져온 셈이다.

전문가들은 중국 금융당국이 2009년 4조위안의 트라우마 때문에 유동성을 푼다고 해도 짧게는 14일, 길게는 3개월 정도의 단기 유동성만 공급할 뿐 대규모 산업투자에 직접 자금을 공급하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베이징=김현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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