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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지금은 '스태그플레이션 댄스' 재치껏 출때"
입력2004-10-08 14:03:07
수정
2004.10.08 14:03:07
고유가·재정적자·저성장등 70년대와 흡사
오늘의 세계 경제가 지난 70년대와 아주 흡사한 악조건들에 둘러싸여 있는 상황에서 `스태그플레이션 댄스'를 지혜롭게 추는 것이 필요한 때라고 미국의 경제 칼럼니스트가 지적했다.
마이클 세싯은 월스트리트 저널 7일자에 실린 `스태그플레이션 댄스를 추면서'란 제목의 파리발 기고에서 오늘의 상황이 투자자들에게 매우 불리한 것이라면서 그러나 너무 비관도 낙관도 하지 않으면서 유사시에 대비하는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고권고했다.
다음은 기고를 간추린 것이다.
음악과 패션, 그리고 댄스 스타일이 70년대 디스코 시대 것이 요즘 부활되듯이경제도 유사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문제는 이것이 투자자들에게 매우 불리하다는점이다.
이런 상황의 반복을 두고 자동차왕 헨리 포드는 "역사란 대체로 허풍"이라고 일갈했다. 그러나 요즘의 경제 상황은 결코 쉽게 넘길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고유가와 전쟁 기운, 재정적자, 달러가치 폭락, 성장세 둔화, 인플레 가중 기미,그리고 테러 위협 등이 지난 70년대와 너무도 흡사하기 때문이다.
런던 소재 모건 스탠리의 유럽경제분석 공동 책임자 조아킴 펠스는 "최근의 고유가 추세를 보면서 성장은 예상보다 부진한 반면 인플레는 기대치를 넘어선 지난 70년대 상황이 되풀이되는 느낌"이라면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를 떨칠 수 없다고 말했다.
스태그플레이션이란 성장이 부진한 상황에서도 물가가 뛰는 것으로 경제학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현상이다.
펠스는 유가가 4배 가량 뛴 현상이 지난 71-74년 나타난데 이어 98년 이후 지금도 같은 상황이라면서 서부텍사스중질유 가격이 급기야 배럴당 53달러 수준까지 한때 치솟았음을 상기시켰다.
이런 상황에서 통화 정책도 불과 얼마 전까지 "경기확장 촉진" 쪽이었던 것도 70년대와 흡사하다. 또 정부들이 빚을 마다않고 경기를 부추기던 방식도 30년 전이나지금이 같다는 것이다.
런던 소재 ING 파이낸셜 마켓의 유럽증시전문 사이먼 굿펠로 애널리스트는 "지난 70년대가 투자자들에게 최악의 암흑기였다"면서 "지금도 이렇다할 위험이 있다고딱부러지게 얘기하기 힘들지 모르나 어쨌든 상황은 암울하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상품 운용위험 프리미엄 상승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주식과채권을 비롯한 제반 금융상품 투자시 위험 부담이 클수록 프리미엄도 높아진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실물경제학자들과 투자 전략가들은 너무 비관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이런 `70년대 투자암운 부활' 시나리오를 너무 간과해서도 안된다고 입을 모은다.
굿펠로는 유가가 높기는 하지만 인플레를 감안할 경우 70년대 어려울 때에 비해약 40% 낮은 수준이라는 점을 상기시켰다. 유가가 더 뛸 여지가 있다는 얘기다.
반면 인플레가 아직은 문제가 되지 않고 있으며 금리도 높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미국과 유럽 경제도 평균 유가가 배럴당 40달러 내외면 견딜만한 수준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ING는 지금처럼 높은 유가가 떨어져 40달러 내외에서 안정돼 6개월 가량 계속될 수 있을 것으로 최근 전망했다.
몬트리올 소재 BCA 리서치의 유럽전략 책임자 데이비드 에이브럼슨은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뱅크 오브 잉글랜드 및 스위스국립은행 등이 모두 단기 금리를인상하는 추세임을 상기시켰다. 이는 "유가 강세가 (아직은) 성장에 (심각한) 장애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음을 뒷받침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특히 유럽에서 고유가 타격이 일부 가시화되고 있다는 경계론도 만만치않다. 유로권이 아직은 견딜만하나 마냥 낙관하기 힘들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 ING는 유로권이 내년에 2% 내외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인플레의 경우 1.7%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분석을 인용해 유가가 지금처럼 높은 수준이 계속될 경우 내년에 성장률은 1%포인트 떨어지는반면 인플레는 같은 폭으로 증가할 것임을 우려했다.
BCA의 에이브럼슨은 치솟는 유가와 긴축통화 정책이 결코 맞는 궁합이 아니라면서 시장 논리에 의하건 아니면 중앙은행이 개입해서건 기름값이 떨어질지 여부가 투자자들에게 주요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유가가 지금보다는 안정될 것이라는 점은 낙관한다면서 그러나 자금이 시장에서 대거 빠져나가는 "파국적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는 점도 항상 염두에 둬야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선재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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