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리 장관은 이날 윤병세 외교부장관과의 회견 이후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미국은 (북한과) 대화할 준비가 됐으며 이는 북한에 달렸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또 “6자회담이든 양자회담이든 실질적인 미래를 위해 (대화를) 하는 것이다. 국제의무를 준수하는 것이 북한과의 대화 조건”이라며 북한이 핵 위협 대신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선택할 것을 요구했다. 케리 장관의 이번 발언은 전날 박근혜 대통령이 북한에 대화를 제의한 것과 궤를 같이 하는 것이다.
케리 장관은 북한의 태도변화도 촉구했다. 그는 "북한 김정은이 무수단 미사일 발사를 한다면 현재의 위협상황에 더 추가해 불필요하고 불행하고 원하지 않는 상황이 될 것"이라면서 "우리의 입장이 달라지지 않는 것은 분명하며, 선택은 김정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또 “미국과 대한민국은 평화로운 한반도를 원한다”며 “우리는 대한민국과 다른 6자회담 당사국과 협력해 북한이 약속한 것을 시행하기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케리 장관은 이에 앞서 박근혜 대통령을 접견해 “한국의 대북정책이 과거의 패턴에 선을 긋는 지혜로운 방안으로 생각되며 긴밀한 공조를 계속해 갈 것”이라며 대화를 통한 대북문제 해결 방침을 시사하기도 했다. 케리 장관은 대북 ‘비둘기파’로 분류되며 지난 2일 워싱턴 한미 외교장관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도발을 중단하면 대화와 협상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히는 등 꾸준히 대북 온건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이날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을 접견해 대북 문제를 의논했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북한이 올바른 변화의 길로 나선다면 우리도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본격 가동해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며 “한국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계속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최근 주요 언론사와 금융기관의 사이버테러와 관련해 박 대통령은 “과거에 사이버공격을 경험했고 최근에는 은행ㆍ언론사들의 전산망이 마비되는 일이 있었다”라며 “나토와 상호 협력을 강화해 나가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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