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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1월 10일] 기준인하 불구 풀리지 않는 신용경색
입력2009-01-09 17:13:08
수정
2009.01.09 17:13:08
한국은행이 9일 기준금리를 3.00%에서 2.50%로 0.5%포인트 인하함으로써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한은은 ‘앞으로도 경기가 더 나빠질 가능성이 있으며 금리정책이 작동하지 않는 ‘유동성 함정’ 직전까지는 인하할 수 있다는 게 한은의 의견“이라고 밝혔다. 추가 인하는 물론 제로 수준의 금리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은의 금리인하는 경기하강을 저지하고 실물 부문으로 자금이 돌게 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과감한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시중금리 하락폭이 낮고 돈이 돌지 않는 것이 문제다. 한은과 정부는 그동안 수 차례에 걸친 금리인하와 외화지급보증, 단기유동성 확대 등의 조치를 단행했지만 자금시장 경색은 여전하다.
기준금리의 경우 한은이 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한 지난해 10월부터 이번까지의 인하폭은 무려 2.75%포인트나 된다. 그렇지만 시장금리는 국채와 양도성예금증서(CD) 등 일부 우량채권을 제외하고는 인하 전과 비교해 큰 변화가 없다.
은행들이 돈을 움켜쥐고 풀지 않아 돈이 금융권에서만 도는 게 가장 큰 원인이다. 은행들은 지난해 말까지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맞춰야 한다는 이유로 대출창구를 닫았다. 새해 들어서는 경기침체 가속화로 부실기업이 늘어나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이유로 대출을 꺼리고 있다.
은행 금고를 채워 풍부한 유동성을 실물 부문으로 흐르게 한다는 정책당국의 의지와 달리 기업자금난 해소에 전혀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돈이 돌지 않자 당국은 추가 대책을 내놓았다. 오는 2월부터 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10%로 낮추기로 했다. 부실기업 구조조정을 서두르고 중소기업 보증을 보강함으로써 신용 리스크를 줄여주기로 했다. 그러나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는 의문이다.
지금 금융시장의 가장 큰 문제는 돈이 돌지 않는 것이다. 은행에는 100조원 넘는 머니마켓펀드(MMF)가 쌓여 있고 예대 역마진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매우 비정상적인 현상이다. 은행들의 이런 태도가 바뀌지 않으면 신용경색은 풀리기 어렵다. 정부 정책도 앞으로 선택과 집중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
경제난 극복에 적극 동참하는 은행에는 당근을, 그렇지 않은 은행에는 채찍을 가해야 한다. 은행들의 협조가 없으면 기준금리 인하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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