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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진의 할리우드통신] 연기인가 특수효과인가 '모션 캡쳐 배우' 시상 논란

모션 캡처(동작 포착) 배우에게도 연기자로서 오스카상을 줄 것인가 아니면 하나의 기술적 효과로만 볼 것인가. 시상시즌을 맞은 영화계에서는 이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한창이다.

모션 캡처란 디지털로 배우의 동작과 얼굴 표정을 포착해 극영화나 만화영화 속 주인공들의 동작의 바탕으로 삼는 기술을 말한다. 얼마 전 골든 글로브 최우수 만화영화상을 받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틴틴'도 모션 캡처 영화다.

모션 캡처 배우에 대한 시상 문제가 거론된 직접적인 이유는 지난 해 여름에 나와 빅히트한 공상과학 액션영화 '혹성탈출-진화의 시작'에서 인간들에 반기를 든 원숭이 리더 시저 역을 해낸 앤디 서키스의 탁월한 연기 때문이다. 비록 시저는 컴퓨터 기술에 의해 창조됐지만 서키스가 표현한 시저의 동작과 표정 연기는 보는 사람의 심금을 울릴 정도여서 그가 당연히 오스카상 후보가 돼야 하지 않느냐는 토론이 분분하게 된 것.

이 영화를 배급한 폭스사는 오는 2월 오스카상 후보 발표를 놓고 서키스를 남우조연상 후보로 밀고 있는데 얼마 전 방송영화비평가협회가 서키스를 2011년도 최우수 남우조연상 후보 중 한 명으로 발표하면서 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



현재 미 배우노조(SAG) 산하에는 모션 캡처위원회가 있는데 이 위원회가 구성된 것도 지난 2010년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아바타'에서 배우들의 모션 캡처 논란에 따른 결과였다. 사실 SAG는 지난 2004년 '반지의 제왕' 시리즈 마지막 편의 배우들에게 앙상블 캐스트상을 줄 때 골룸의 모션 캡처 연기를 한 서키스도 포함시켜 이미 이 연기를 인정한 셈이다.

그러나 대다수 배우들은 모션 캡처 배우들의 연기가 특수효과의 소산이라며 앞으로 기술의 발전이 궁극적으로 배우들을 몰아내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한편 서키스는 자신의 연기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내가 맡은 역이 어쩌다 원숭이일뿐 사람들은 시저와 감정적으로 교감하고 있다"는 아리송한 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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