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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를 타다 수입차를 구매하는 고객들이 많습니다. 궁금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2년 정도 지나면 수입차를 팔고 현대차로 돌아옵니다. 품질 차이가 크지 않은데다 유지비가 많이 들고 애프터서비스(AS)가 불편하기 때문이죠."
현대차는 영업사원의 누적 판매대수에 따라 판매장인(2,000대), 판매명장(3,000대), 판매명인(4,000대), 판매거장(5,000대)이라는 호칭을 붙인다. 이양균 현대차 평택 안중지점 영업부장은 전국에 딱 2명 있는 판매거장이다.
지난 1990년 3월 입사 이후 25년간 총 5,139대의 승용차를 팔았다. 순수 개인고객만 상대로 하루에 한대 꼴로 차를 팔아온 판매의 달인이다. 쌍용차와 기아차의 안방으로 불리는 평택에서 12년 연속 전국 영업사원 판매 순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린 대기록도 갖고 있다.
3일 평택 안중지점에서 만난 이양균(사진) 부장은 최근 수입차 판매량이 급증하는 상황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세 가지 이유를 들었다. 우선 달라진 현대차의 품질 경쟁력이 가장 큰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이 부장은 "수입차와 달리 잔고장이 없고 세밀한 부분까지 챙기는 것이 현대차의 가장 큰 경쟁력"이라며 "'쏘나타' 1.7 디젤 모델처럼 점점 경쟁력 있는 차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부장은 비교시승센터를 지방에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독일 세단을 타던 고객이 '제네시스'를 타본 뒤 품질에 만족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직접 타보면 과거의 현대차가 아니라는 이야기를 한다"고 지적했다.
수입차의 불편한 서비스망 역시 이유다.
이 부장은 고객 중 독일 차를 산 고객이 엔진오일을 갈기 위해 평택에서 동탄이나 용인 수지까지 수십km를 달려간 일을 이야기했다. 그는 "작은 부품 하나 교체하는 데 3주 정도 시간이 걸리고 부품 값도 너무 비싸 고생했다는 말을 들었다"며 "잔고장이 많아 도저히 안 되겠다며 돌아온 고객도 있다"고 설명했다.
높은 유지비 역시 고객들이 현대차로 돌아오는 이유다. 이 부장은 "수입차 고객이라고 하면 돈을 펑펑 쓰는 사람인 줄 알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며 "연비 때문에 독일 차를 선택했다가 수리비 때문에 현대차로 돌아온 고객도 있었다"고 말했다.
현대차에 지금은 위기가 아니라 기회라고 말했다. 일종의 성장통의 와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떠나가는 고객을 잡으려 애쓰지 말고 돌아온 고객이 깜짝 놀랄 만큼 달라져야 할 때"라며 "품질 경쟁력을 더 높이고 서비스망을 강화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영업사원을 꿈꾸는 후배들에게는 자신만의 네트워크를 구축하라고 조언했다. 이 부장은 안중 축구협회 회장, 안중 라이온스클럽 회장 등을 맡고 있다. 지난해에는 안중 적십자회장을 지냈다. 1주일에 상가만도 3~4곳을 간다. 50대 중반의 나이임에도 20대와 함께 평택시 축구팀 대표선수로 뛴다. 매일 아침5시30분에 일어나 조기축구를 1시간 정도 한 뒤 하루를 시작한다. 이 부장은 "영업은 결국 인맥 싸움, 사람 싸움"이라며 "기존 고객이 새로운 고객을 소개해 판매거장에 오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입소문이 제일 큰 무기"라며 "보다 많은 고객이 현대차의 달라진 품질을 편견 없이 평가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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