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사진) 경기도지사가 1일 최근 잇따라 터지는 대통령 핵심측근 인사들의 잇따른 비리 사태에 대해 "퍼플릭(Publicㆍ공공) 리더십이 아닌 최고경영자(CEO) 리더십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라며 이명박 대통령을 직접 공격했다. 그는 또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김 지사는 또 대통령 주변의 사적 라인이 청와대 비서실을 통해 각 부처와 산하기관 인사에 개입하고 있다며 집권시 수석 등 비서들의 권한을 제한하고, 책임총리제를 운영하고, 장관들에게 인사권을 돌려주겠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 대통령 초기 (이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전) 부의장 등 친ㆍ인척들이 권력에 다수 포진하는 등 권력의 사유화가 심해지고 농단되는 과정을 겪으며 비리와 부패가 심해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각종 인사권과 주요 의사결정 과정도 소수 측근들에게 독점되면서 인사와 권력, 권한 행사가 마치 사유물처럼 돼버린 것이 가장 중요한 비리의 원인"이라며 "각 부처와 산하기관에서도 장관이 인사를 하지 못하고 (측근들이 청와대 비서실을 통해) 매우 편중되고 폐쇄적인 인사가 있었다"며 비판을 이어갔다.
김 지사는 또 "최고의 공적 지도자로서 권력의 행사와 권력구조가 투명ㆍ공정하고 공공의 리더십을 보여줘야 했는데 이 점이 부족해 많은 문제가 발생했다"며"대통령은 장관들과 청사에 나와 질문을 하는 시간이 많아야 하고 국회에도 많이 출석하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김 지사는 비리를 막기 위한 대안으로 "최측근 비리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판검사와 국회의원ㆍ고위행정공무원 등) 고위공직자와 친ㆍ인척, 측근에 대한 별도의 공직자비리수사처를 설치하겠다"며 "임명직 검찰은 대통령 친ㆍ인척과 측근 비리에 대해 공정하고 엄정하기 어려워 공수처를 대통령과 독립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청와대는 너무 많은 문이 있어 구중궁궐과 같은 매우 폐쇄되고 격리된 별세상"이라며 "거기 들어가면 지붕도 높고, 대문도 화려하고, 경호도 너무 엄격해 통상적인 사람이 몇 시간만 있으면 인간이 박제화된다. 인간성과 정상적인 정신이 혼미해지는 것을 저는 개인적으로 많이 경험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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