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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칼럼/11월 29일] 연평도와 수출안보

올해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일곱번째로 수출을 많이 하게 될 것으로 추정된다. 재작년까지만 하더라도 11위권을 맴돌았으나 지난해 9위로 올라서더니 올해 다시 두 계단을 더 올라가는 것이다. 그동안 우리는 영국ㆍ캐나다ㆍ이탈리아ㆍ벨기에를 추월했는데 벨기에 외에는 모두 주요7개국(G7)이다. 미증유의 세계경제 위기 속에서 우리 수출이 빼어난 성과를 올릴 수 있었던 것은 수출만이 위기극복의 길이라고 믿고 온 국민이 한마음으로 분발했기 때문이다. 지난 1960년대 이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조국을 세계 14위의 자랑스러운 경제대국으로 일으켜 세운 장본인이 바로 수출이라고 우리 모두에게 선명하게 각인돼 있는 것이다. 수출과 군사력은 국가안보의 양대 축이다. 이 양 축이 굳건하게 버티고 있을 때 국가안보도 반석 위에 올라앉게 된다. 그런데 지금 군사안보는 위기에 처해 있다. 국민들은 북한의 무력도발에 우리 군대가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하고 점점 더 불안해하고 있다. 연평도 피격 직후에도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은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듯이 아직 안보불안이 수출불안으로까지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안보불안이 증폭되면 결국 우리 경제에도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 안보불안의 중심에는 정부와 군의 지휘부가 보여주는 미덥지 못한 행동이 자리잡고 있고 그 환경요인으로 대북정책을 둘러싼 남ㆍ남갈등이 있다. 결국 안보불안을 안보 믿음으로 바꾸려면 대북정책에 대해 여야가 보여주는 커다란 간극이 좁혀져야 하는 것이다. 여야는 안보불안 심리를 조기에 제거해 앞으로도 우리 수출이 계속 뻗어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공동책임을 지고 있다. 우리 수출이 승승장구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념투쟁으로부터 독립돼 있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인도의 예를 보면 그 의미가 분명해진다. 인도는 1991년 개혁개방으로 선회할 때까지 사회주의이념에 입각해 수입대체정책을 폈고 경쟁력도 없는 중화학공업을 보호하다 보니 가난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였다. 우리나라는 1960년대 이래 변함없이 수출주도정책을 펴왔는데 그동안 반독재ㆍ반미ㆍ반시장ㆍ친북 등 숱한 운동이 있었으나 반수출운동은 없었다. 이는 결코 우연의 산물이 아니고 우리 모두에게 수출DNA가 생길 정도로 수출을 당연시하기 때문이다. 북한의 추가도발을 막기 위해서는 단호한 응징이 필요하다는 보수세력과 유연한 대화가 필요하다는 진보세력은 연평도의 참상을 눈앞에 두고도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두 세력 모두 한반도에서 전쟁을 막고 평화를 이룩하자는 목표는 같을 것이다. 다만 평화로 가는 길이 다를 뿐이다. 그런데 천안함이 침몰당하고 연평도의 민간인들이 살상당하는 지금 보수와 진보는 다시 한번 자신의 입장을 점검해봐야 한다 보수는 북한이 추가도발을 해올 경우 정말로 2~3배의 응징을 할 의지와 준비를 갖추고 있는지, 북한으로 하여금 남한과의 군비경쟁과 전면전은 오직 김정은 후계체제의 멸망을 의미하기 때문에 평화를 위한 대화로 나올 수밖에 없다는 판단을 하도록 하는 전략을 확실히 가지고 있는지를 국민 앞에 보여줘야 한다. 진보는 햇볕정책이 한반도 평화를 보장하고 북한의 변화를 초래할 것으로 확신한다면 우선 남한부터 군비축소를 하고 그 예산을 무상급식 등으로 전용하겠다는 정책을 가지고 국민들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 내일은 47번째 무역의 날이다. 올해 수출7강으로 올라선 우리나라가 내년에는 무역1조달러 클럽에 가입하는 것을 축하하는 무역의 날이 되도록 군사안보를 확고히 하는 것이 정부와 정치인들이 무역인들의 노고에 보답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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