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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전문가에 듣는다] <4·끝> 청쓰웨이 국제금융포럼 의장

"中 인플레 아직 안심할 수준 못돼…올 금리 인하 없을 것"



위안화 올 5%절상 가능성, 5~10년내 국제통화 부상
美가 제안한 TPP보다는 '10+3 '블록이 더 현실적
美 올 성장률 1%안팎 예상, 3차 양적완화정책 안쓸 것
유럽 통합재정 실현 어려워… 유로존 붕괴 확률 30~40%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안심할 수준이 아닌데다 실질금리가 마이너스인 상태이기 때문에 올해 기준금리 인하 등 본격적인 통화완화 정책은 없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청스웨이(成思危ㆍ77) 국제금융포럼(IFF) 의장은 중국 정부가 물가안정에서 안정성장 쪽으로 방향을 틀었지만 지난 2009년 이후 경기부양 과정에서 워낙 많은 통화가 방출돼 전면적인 돈 풀기는 적절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청 의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달러화의 위상은 계속 떨어지고 있는 반면 위안화는 자유화가 점진적으로 이뤄지며 향후 5~10년 내에 무역뿐 아니라 자본시장에서도 자유롭게 거래되는 국제통화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미국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제안한 배경에 대해서는 "경제회복이 급선무인 미국이 경제적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동아시아권에 합류하기 위한 포석으로 이해된다"며 "하지만 고도경제성장권인 중국과 한국ㆍ일본 등 3국에 동남아국가연합(ASEANㆍ아세안) 10개국을 더하는 이른바 10+3 경제블록을 먼저 추진하는 게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이 신재정통합 합의 등 재정위기 해소에 나서고 있지만 회원국 간 이견으로 유럽경제 전망이 여전히 불투명합니다. 유럽경제가 어떻게 될 것으로 보십니까.

▦유럽의 문제는 근본적으로 유로존의 통화정책은 통합됐지만 재정정책이 통합되지 않아 생기는 것입니다. 지난해 유럽 국가 정상회의에서 17개 유로존 국가들이 통합된 재정정책 시행에 동의했는데 이는 올바른 방향으로 첫 걸음을 뗀 것입니다. 하지만 영국이 단호하게 반대하고 유로존의 상당수 국가들이 국내의 정치적 반대에 직면해 실행될지는 미지수입니다. 개인적으로 유로존 붕괴 가능성을 30~40% 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미국경제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미국경제가 안정적인 경기회복세로 접어들 수 있다고 전망하십니까.

▦최근 미국을 방문하고 돌아왔는데 느낀 것은 미국경제 회복이 불투명하다는 점입니다. 실업률과 개인의 채무수준이 높고 은행 시스템도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은행 경영층의 높은 봉급에 대한 서민들의 불만이 워낙 커 월가점령운동이 빚어졌고 아직도 그 같은 기류가 흐르고 있습니다. 미국의 성장률은 지난해 2%대에서 올해는 1% 안팎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유럽과 일본보다는 상대적으로 좋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국이 경기회복을 위해 올해 또다시 3차 양적완화를 실시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데요.

▦양적완화는 양날의 칼입니다. 당장 돈이 풀려 미국의 경기회복 기대감이 있을 수 있지만 세계적으로 달러 공급이 늘면서 원유 등의 상품 가격 상승과 각국의 인플레이션을 부추깁니다. 이 경우 신흥국들은 고금리로 물가방어에 나서면서 경제성장에 악영향을 줍니다. 지난해 과다한 달러 유동성 탓에 러시아ㆍ인도 금리가 8%대, 브라질은 11%까지 올라갔습니다. 개인적으로 미국이 양적완화 정책을 쓰지는 않을 것으로 봅니다.

-중국은 부동산 경기 급락, 수출 급감 등으로 올해 경제성장률이 7%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7%대로 떨어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지금은 해외경기 침체로 외부 수요가 위축되고 국내적으로는 수출 주도에서 민간소비 주도의 경제성장 모델 전환과정에서 과도기적으로 성장률이 하락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올해 중국경제 성장률이 9% 이하로 떨어지겠지만 8% 밑으로 가지는 않을 것입니다.

-중국 정부가 물가안정에서 안정적 성장 쪽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올해 기준금리 인하 등 본격적인 통화완화 정책이 있을 것으로 보십니까.

▦결론적으로 기준금리 인하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인플레이션이 아직 안심할 수준이 아니고 통화공급량이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있기 때문입니다. 은행 신규대출이 지난해 7조5,000억위안에서 올해는 8조위안으로 늘어나겠지만 전면적인 통화완화 정책은 실시되지 않을 것입니다. 서민들이 은행에 예금을 해도 물가 상승률이 높아 마이너스 금리 상태입니다. 금리를 내릴 경우 이 같은 마이너스 금리 상황이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달러화의 위상은 갈수록 약화하고 있습니다. 반면 상대적으로 중국경제의 성장에 힘입어 위안화의 위상은 갈수록 탄탄해지고 있는데요.

▦달러화가 상당기간 세계 기축통화로서의 역할을 하겠지만 빠르게 위상이 하락할 것입니다. 이에 대비해 주요 통화의 바스켓 형태로 구성된 초국가통화의 일종인 특별인출권(SDR)의 역할이 더욱 커지도록 해야 하고 SDR 구조도 합리적으로 개선해야 합니다. 10~20년은 지나야 SDR가 명실상부한 기능을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위안화는 중국 정부의 시장화 개혁조치가 계속되면서 무역거래뿐 아니라 자본거래 부문에서도 자유태환이 가능해지는 국제화가 5~10년 내에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물론 이는 정부의 예측이 아닌 개인의 전망입니다. 위안화 국제화는 정해진 타임테이블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달러화ㆍ유로화 등 주요 통화의 상대적 위상이 어떻게 될지 모르고 위안화 자유화에 따라 정부의 통제 가능성이 얼마나 영향을 받을지를 면밀히 분석해야 하는 등 변수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중국이 최근 미국산 자동차에 반덤핑 관세를 매기는 등 중미 간 무역갈등이 확산되는 분위기입니다.



▦무역갈등이 늘어나는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보호무역주의가 대두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올해 미국의 대선이 예정돼 있어 경기침체에 따른 외부 희생양과 공격 대상이 필요합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무역갈등이 늘어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무역전쟁이 벌어지면 누구에게도 유리하지 않다는 점을 정치인들은 알고 있습니다.

결국 협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이것이 힘들면 무역분쟁 절차를 밟아 진행하면 됩니다. 최근 미국 법원은 미 상무부가 중국산 타이어에 대해 반덤핑과 상계관계를 이중으로 부과한 것이 위법이라는 판결을 내렸는데 이는 무역보호주의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좋은 사례입니다.

-중국은 서방 선진국에 시장경제지위 인정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요구가 합당하다고 보십니까.

▦중국이 유럽 금융지원의 전제조건으로 중국의 시장경제지위 인정을 요구하는 것처럼 언론 보도가 와전됐습니다. 원자바오 총리가 지난해 9월 다롄의 하계 다보스포럼에 참석해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유럽이 자꾸 우리에게 도와달라고 하는데 유럽 쪽에서 시장경제지위 인정 등 뭔가 우호적인 표시가 있어야 하지 않겠나"하는 식으로 언급했는데 이것이 중국의 시장경제지위 인정 요구로 확대 해석된 것입니다.

중국은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시 약속에 따라 오는 2016년이면 자동적으로 시장경제지위를 인정받게 돼 있습니다. 상대국이 우호적인 표시를 하기를 원하지만 시장경제지위가 그렇게 급박한 사안은 아닙니다.

-미국이 올해 대선을 앞두고 위안화 절상압박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올해 위안화 가치를 어떻게 보십니까.

▦지난해 말 한동안 위안화 가치가 하락한 것은 서방국들이 디레버리지(부채축소)를 추진하면서 중국에서 자금을 거둬갔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달러 수요가 일시적으로 커졌지만 장기적으로 위안화 절하보다 절상 추세가 지속될 것입니다.

위안화가 시장화하면서 양방향으로 움직이겠지만 미국ㆍ유럽ㆍ일본 모두 저금리 정책을 쓰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중국의 위안화가 절상되는 추세를 보일 것입니다. 다만 현재로서는 위안화 가치가 합리적인 수준에 와 있기 때문에 다른 나라의 경제회복 성적, 전세계 교역상황에 따라 가변적일 것입니다. 지난해와 비슷하게 5% 정도의 절상이 예상됩니다.

-미국이 TPP를 주도하고 일본 등이 가세하고 있는 형국입니다. 이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포석입니까.

▦미국의 TPP 추진은 자국의 수출확대를 도모하려는 측면도 있지만 급성장하는 아시아권에서 주변화하는 것을 우려하기 때문입니다. 중국이 아세안 국가들과 자유무역시장을 만들고 한국ㆍ일본과도 함께 10(아세안)+ 3(한중일) 블록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미국은 주변화하는 것이 두려울 것입니다.

중국의 내수시장 자체가 워낙 크고 중한ㆍ중일의 교역량이 모두 미국을 추월했습니다. 한국ㆍ일본과 중국의 교역관계의 보완성이 미국보다 강하기 때문에 TPP가 성사돼도 중한ㆍ중일의 교역을 악화시키지 않을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TPP보다는 다소 이견이 있더라도 10+3라는 동아시아 경제통합이 아시아 국가 모두에 유리합니다. 10+3은 국내총생산(GDP) 규모에서 세계의 23%로 유럽연합(27%), 북미(26%)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시장인데다 경제성장 속도가 가장 빠르다는 것이 매력적인 요소입니다.




중국인 첫 MBA '1세대 유학파'… '벤처 투자업의 아버지'로 통해


■ 청쓰웨이는

청스웨이(成思危) 국제금융포럼(IFF) 의장은 화학공학도로 출발했다. 하지만 중국의 개혁ㆍ개방이 시작된 지난 1980년대초 중국경제 정책에 이바지하고자 46세에 미국 유학길에 올라 UCLA에서 중국인 최초로 MBA를 딴 1세대 유학파 경제학자다.

귀국 후 화학공업부 차관, 야당 당수인 중국민주건국회 주석, 이어 전국인민대표대회 상임위 부위원장 등 정계와 관계의 요직을 두루 거치며 중국 산업발전 로드맵에서부터 위안화 자유화에 이르기까지 중요한 중국 정부의 경제정책 자문에 깊숙이 간여해온 원로 경제학자다.

특히 1980년대부터 벤처투자 개념을 중국에 도입해 1998년부터 해마다 중국벤처투자포럼을 주재하는 등 벤처투자업의 기초를 닦아 중국에서 '벤처투자업의 아버지'로 통한다.

그가 의장으로 있는 국제금융포럼은 2003년 중국 정부와 유엔 주도로 설립된 비영리ㆍ비정부 국제조직이다. 매년 세계의 내로라하는 석학들이 참석하는 포럼을 개최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의 국제통화체제 개혁방안 등 세계금융 이슈 해법 등을 논의하고 있다.

국제금융포럼에는 폴 볼커 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공동의장으로,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먼델 교수 등이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1935년 후난성 ▦1956년 화둥화학공업대 졸업 ▦1984년 미 UCLA MBA ▦1988년 화학공업부 과학연구총원 부원장 ▦1994년 화학공업부 차관 ▦1997년 중국민주건국회 중앙위원회 주석 ▦1998년 제9대 전국인민대표대회 상임위원회 부위원장 ▦현 국제금융포럼 의장, 중국과학대학원 경영학원 원장 ▦저서 '청스웨이가 말한 금융개혁' '동아시아 금융위기의 분석과 시사점' '가상경제와 금융위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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