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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ㆍ러시아ㆍ인도ㆍ중국 등 이른바 브릭스(BRICs) 국가들이 연초부터 대대적인 경기부양책을 일제히 내놓으며 경제 살리기에 나섰다.
그동안 높은 경제성장률을 나타내며 매력적인 투자 대상으로 꼽히던 브릭스 국가들은 최근 이 같은 추세가 주춤해지자 금리인하, 대규모 공공부문 투자 등 강력한 부양 카드를 꺼내 들고 있다. 원자재 가격 하락 등의 여파로 고공행진을 벌이던 물가상승률은 주춤해진 반면 유럽 재정위기로 경기둔화가 본격화하자 경제정책의 무게중심을 '물가안정'에서 '성장중시'로 옮기고 있는 것이다.
19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인도 정부가 350억달러 규모의 공공부문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인도에 외국인들이 직접 투자한 금액(190억달러)의 두 배에 가까운 규모다.
인도 정부는 석유천연가스공사ㆍ인도석탄공사ㆍ인도자원개발공사 등 17개 국영기업에 에너지 수송을 위한 도로ㆍ철로 등 인프라 투자와 해외 에너지 사업 인수에 나설 것을 요청했다. 해당 기업들은 오는 4월 시작되는 새 회계연도에 350억달러에 달하는 현금을 풀어 이를 이행하겠다고 화답했다.
이를 통해 인도 정부는 지난 2010년 8.5%에서 지난해 7%대로 떨어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다시 두 자릿수에 근접하도록 끌어올린다는 복안을 가졌다. 인도는 치솟는 물가와 사상최저 수준으로 추락한 루피화, 자본유출 등으로 경기둔화 압력이 높아진 상황이다.
브라질과 러시아는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해 경기회복을 촉진하는 방법을 택했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18일 올해 첫 통화정책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11%에서 10.5%로 0.5%포인트 내렸다. 이는 2010년 6월의 10.25% 이후 1년 반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앞서 러시아 중앙은행도 지난해 12월23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8%로 제시했다. 18개월 만에 처음으로 금리인하로 정책 스탠스를 바꾼 것이다. 두 국가 모두 물가가 안정세를 보이는 반면 대외 경제상황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어 경기수축을 막기 위해 금리인하를 단행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역시 지난해 4ㆍ4분기 경제성장률이 10분기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자 은행감독관리위원회(CRBC)가 은행권에 대한 자본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19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은감위는 은행들이 자기자본 비율을 높이는 시점을 연기하고 중소기업 대출에 대한 위험 가중률을 낮추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은행들은 추가 자본조달 없이 대출을 늘릴 수 있게 돼 시중의 유동성이 풍부해지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추가 지급준비율 인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으나 물가부담 등으로 인하시점은 다소 늦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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