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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사 주택시장 속속 복귀 '기대반 우려반'

워크아웃 딛고 동일토건·경남기업 등 분양 재개<br>분양 성패따라 회생발판-회복불능 갈림길 직면

글로벌 금융위기로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주택시장에서 철수했던 중견 건설사들이 속속 신규 아파트 분양에 나서고 있다. 한국토지신탁이 시행하고 경남기업이 시공하는 수원 장안구 송죽동 '경남아너스빌' 주상복합 아파트 조감도. /사진제공=경남기업


지난달 분양한 '천안 용곡 2차 동일하이빌'은 총 589가구 공급에 2,015명이 몰려 평균 3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순위 내 마감에 성공했다. 주변시세보다 낮은 분양가와 지역 내에서 높은 브랜드 인지도가 주효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 아파트를 공급한 동일토건은 충남 천안을 연고로 하는 건설사로 2008년에만 2,800여가구를 분양할 정도로 주택사업을 활발하게 펼쳤다. 하지만 금융위기 후 부동산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2010년 분양한 '수성동일하이빌' 미분양으로 재무구조가 악화돼 그 해 말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을 신청했다. 동일토건으로서는 3년 만에 선보인 아파트가 성공을 거두면서 회생의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중견 건설사들이 주택시장에 속속 복귀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동일토건을 비롯해 경남기업ㆍ중앙건설 등 주요 중견 건설사들이 한동안 중단했던 주택공급을 잇따라 재개한다. 이들 기업은 2000년대 말까지 활발하게 주택사업을 펼치다 금융위기에 따른 부동산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아 워크아웃에 들어간 업체라는 공통점을 지녔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한동안 주택사업을 중단했지만 토목 공사 등을 통해 기초체력을 회복한 후 아파트 분양으로 회생을 위한 기반을 닦는다는 복안이다.

2009년 말 부산 중동에서 아파트를 공급한 후 주택시장에서 철수했던 경남기업은 4년 만에 분양에 나선다. 오는 8월부터 충남 내포신도시(990가구)를 비롯해 수원 장안(798가구), 대전 유성(1,142가구)과 화성 동탄2신도시(344가구), 광주 광산(567가구) 등 5곳에서 총 3,841가구를 선보인다. 5곳 모두 도급사업이다. 특히 한국토지신탁이 시행하는 수원 장안 송죽동의 주상복합아파트는 지상 45층짜리 2개동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로 시행사의 브랜드가 따로 있음에도 경남기업의 '아너스빌' 브랜드로 분양된다. 2011년 워크아웃에 들어갔던 경남기업은 부동산 매각과 원가 절감 등 강도 높은 자구노력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해 이듬해 워크아웃에서 졸업했다.



'중앙하이츠'라는 브랜드로 잘 알려진 중앙건설은 6년 만에 수도권 분양을 준비하고 있다. 중앙건설은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서울 양천구와 수원 영통구에서 분양한 것을 마지막으로 수도권 주택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2010년 건설사 3차 구조조정 당시 워크아웃에 들어갔던 중앙건설은 지난해 초 울산과 부산에서 주택공급을 재개한 데 이어 올 하반기에는 일산 탄현에서 아파트 분양에 나설 계획이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군부대 이전과 자금조달 문제 등으로 10년 가까이 멈춰 있던 사업장으로 채권단ㆍ시행사와의 협의를 거쳐 가급적 올해 내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동문건설ㆍ월드건설ㆍ대우산업개발ㆍ고려개발 등 워크아웃 중이거나 졸업한 중견 건설사들이 지난해 말 잇달아 신규 분양에 나섰지만 일부를 제외하고는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이 때문에 중견 건설사들이 주택사업으로 속속 복귀하는 데 대해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분양에 성공하면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지만 대규모 미분양을 떠안게 되면 자칫 회생 불능의 상태로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4ㆍ1대책으로 주택시장이 살아날 기미를 보였지만 여전히 곳곳이 지뢰밭"이라며 "철저히 실수요자를 겨냥해 저렴한 분양가와 특화 상품을 선보여야 미분양 리스크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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