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재산이 4억달러(약 3,880억원)에 달했던 켄 레이(사진) 전 엔론사 창업주가 ‘빈털터리’ 신세로 전락했다. 뉴욕타임스 26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레이 전 회장은 이미 휴스턴 시내의 백만장자 대열에서 떨어져 나갔을 뿐 아니라 순자산이 65만달러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추락했다. 레이 전 회장이 이처럼 쪽박을 차게 된 것은 회계부정 사태로 회사가 망하면서 주식이 휴지조각이 되고, 각종 재산이 담보에 묶여 있는데다 소송비용도 간단치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앞으로 500만달러 정도는 더 변호비용을 써야 할 것으로 추정돼 빚더미에 올라설 처지다. 뉴욕타임스는 “레이 전 회장의 사례는 기업 총수들이 회사가 물의를 빚으면 무너지기 전에 제 주머니는 모두 채운다는 일반적 인식과 달리 여러 총수들은 민ㆍ형사 소송이 시작되기도 전에 파산상태에 빠진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앞서 분식회계로 수만명의 투자자에게 고통을 준 월드컴 회계부정 사건의 버나드 에버스 전 회장도 지난해 9월 피해자들과의 분쟁해결을 위해 4,500만 달러의 현금과 자산을 내놓기로 했다. 억만장자였던 그에게 남겨진 것은 5만달러의 현금과 잭슨의 수십만 달러 짜리 집 한 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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