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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 온스당 1,000弗 돌파

"제2 기축통화로 부상하고 있다"<br>위기 지속되며 교환수단으로 지위 상승<br>"6개월내 1,100~1,150弗까지 급등" 관측



최근 달러 강세가 지속되면서 금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는 리스크 회피 투자자들의 안전자산으로서의 금에 대한 선호보다는 잠재적으로 달러와 함께 금이 ‘제2의 기축통화’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20일(현지시간) 뉴욕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전일보다 2.6%(25.7달러) 오른 온스당 1002.20달러를 기록하며 1년여 만에 1,000달러를 다시 돌파했다. 장중 한때 금값은 온스당 1007.70달러까지 치솟으며 지난해 3월 이후 거의 1년 만에 최고치를 달성하기도 했다. 금 현물 가격도 이날 1005.40달러를 기록하며 지난해 3월18일 이래 최고치를 나타냈다. 이 같은 금값 상승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 시각이다. 우선 전통적 투자 시스템이 붕괴되며 주식과 채권에 대한 투자를 꺼리게 됐고 기타 금속 가격도 하향세를 그리면서 금의 안정성이 더 부각된다는 평가다. 미국의 경기부양 규모가 경제를 되살리는 데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금의 매력을 더하고 있다. 오히려 과도한 재정적자가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카를로스 산츠 뉴욕 소재 CPM그룹의 애널리스트는 “금은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가장 높은 실패하지 않을 보험수단”이라며 “경제가 살아나면 다른 자산으로 투자자들이 이동하겠지만 지금으로서는 그 같은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금값은 조만간 6개월 이내 1,100~1,15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미 금융주 붕괴를 예견한 바 있는 캐나다 펀드 매니저인 에릭 스프로트는 “금 가격이 경기침체로 인해 수년 내 온스당 2,0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금값 1,000달러 시대에 다시 들어선 지금, 지난 3월과 비교해 다른 점은 1년 전에는 달러가 약세를 보이며 위험 회피자산이 대거 금뿐 아니라 석유ㆍ원자재 등에 무차별적으로 몰려 들었으나 지금은 다른 원자재 가격은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달러와 금만이 유독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기조 변화는 세계경제의 침체 장기화와 금융위기가 지속되면서 금이 달러를 대체하는 제2의 기축통화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점과 관련이 있다. 금은 그동안 기축통화의 지위를 달러에 뺏기고 단순 원자재로서 거래돼왔으나 최근 달러화가 기축통화 권위를 상실하면서 금으로 자금이 이동, 금의 교환수단으로서의 지위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기축통화로서 기능을 하려면 통화 가치가 안정적으로 유지돼 시간이 지나도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바탕에 있어야 하는데 금이 이 같은 믿음에 최적의 대체물이 되고 있는 셈이다. UPI통신은 이와 관련, “은행이 실패하면 금이 결국 은행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금이 세계 두 번째 기축통화가 되려 하고 있다”고 평했다. 시장분석 전문가인 데니스 가트먼도 “금이 세계 제2의 준비통화가 돼가고 있다”고 논평했다. 하지만 달러가 비록 장기적 관점에서 기축통화로서 지위가 흔들리고 있지만 이를 대체할 거래수단은 쉽게 보이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달러 패권이 서서히 약화되고 있지만 그때가 순식간에 오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따라 오는 4월2일 런던에서 열릴 G20 선진국 정상회담에서 기축통화로서의 달러를 대체하기 위한 논의가 시작될지 주목된다. 일부에서는 ▦글로벌 금융시장에 대한 규제방안과 ▦파생상품의 거래 제한 ▦금융기관 임원들의 보수 제한 등과 함께 달러나 금에 이어 세계화폐로 기능할 새로운 화폐에 대한 논의가 시작될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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