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FT)는 15일(현지시간) 좀비기업들의 낮은 디폴트율은 폭풍전야와 같은 '불안한 정적'일 뿐이라고 경고했다. 신용평가사 무디스에 따르면 올 1·4분기 현재 글로벌 정크기업 가운데 지난 1년간 디폴트를 선언한 기업은 전체의 2.3%에 그쳤다. 이는 전 분기보다 0.3%포인트 하락한 수치로 최근 디폴트율이 과거 추세를 밑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지난 2월 기준으로 집계한 미국 및 유럽 지역 투기등급 기업들의 1년 평균치 디폴트율도 2.6%에 그쳤다.
그러나 이는 금융위기 이후 각국 중앙은행의 대규모 부양정책으로 풀린 돈이 디폴트를 늦췄기 때문일 뿐 언제든 파산의 역풍이 닥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전문가들은 미국을 시작으로 각국 중앙은행이 긴축기조로 돌아서면서 금리가 오를 경우 정크본드 시장이 바로 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회사채 시장은 다른 자산 시장에 비해 유동성이 훨씬 낮기 때문에 일단 매도가 시작되면 가격 하락폭이 상당히 클 것이라고 FT는 내다봤다.
에이드리언 밀러 GMP 증권채권 투자전략가는 "(금리상승으로) 채권 시장이 정크기업들에 등을 돌린다면 12~18개월 안에 디폴트율이 급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