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워싱턴포스트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정치적 외톨이(Politocal loner)'라고 표현하며 출생ㆍ학창시절ㆍ성격 등이 그를 외톨이로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이명박 대통령도 정치적 외톨이가 됐다. 이번에는 성격이나 자라온 환경이 아닌 외부 정치 환경이 그렇게 만들었다. 박근혜 비대위 체제의 한나라당은 MB에게 등을 돌리는 데다 한발 더 나가 MB정부의 팔다리를 다 잘라버릴 기세다.
물론 선거를 앞둔 정치세력, 특히 여당은 현 정부와 단절을 통해 차별화를 시도하는 습성이 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책의 연속성을 말하지만 애당초 과거 정부의 주요 정책을 이어받을 생각은 없다. 그래서 올해 대선에서 여당이 재집권에 성공한다 해도 '정권교체'라고 봐야 한다는 말까지 나온다.
외톨이가 된 이 대통령에게 올 한해는 무척 힘든 한 해가 될 것이다. 여기저기 터지는 측근ㆍ친인척 비리로 세간에서 '비리깊은 나무'라는 조롱도 받고 있다. 여당인 한나라당과의 정책공조를 위한 당청관계는 기대하기도 힘들다.
이런 저런 문제에 두 번의 선거까지 겹치며 이명박 정부는 힘겨워 하고 있지만 한반도를 둘러싼 상황은 어떤 조그만 흔들림조차 용납하지 않는 상황이다. 글로벌 재정위기는 여전히 진행형이고 이에 따라 경제 상황은 불안하다. 여기다 지난해 연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은 남북관계를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게 만들고 있다.
청와대의 주인들은 그동안 모두 성공한 대통령을 꿈꿨다. 그래야만 자신도 역사에 할말이 있기 때문이다. 성공한 대통령을 바란다면 뒤를 돌아보고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이 대통령은 4년 전 자신 있게 말했던 경제 살리기와 중도실용 노선을 다시 한번 챙겨야 한다. 정치적 이해타산으로 한쪽으로 치우친 정책에 대해서는 다시 점검해볼 필요도 있다.
급변하는 남북관계도 정치적 이해에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 올해 총선과 대선이 남남갈등을 바라는 북한의 노림수에 이용돼서는 안 된다. 통일 문제는 정치권이 자기 입맛에 따라 가지고 놀기에는 너무 무겁다. 정권이 바뀌어도 대북정책은 중심을 잡아야 한다. 아직 이 대통령의 임기는 1년이 넘게 남았다. 할 일도 많고 할 수 있는 것도 많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