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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원서장사하나" 불만 폭발


"입시 한번 끝나면 대학 내 건물 하나 올라간다는 건 공공연한 비밀입니다. 수시지원 횟수를 제한해야 합니다."(충남 S고교 K진학담당 교사)

"대학들은 수험생들에게 다양한 선택 기회를 제공한다는 측면을 부각하지만 경쟁률을 높여 결국 수입 좀 잡겠다는 속셈이죠."(서울 S고교 C진학담당 교사)

대학들이 올해 수시모집에서 전형 유형을 대폭 늘리고 동일 차수 내 중복지원도 가능하도록 한데 대해 '원서 장사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학들은 수험생들에게 다양한 선택 기회를 제공한다는 측면을 부각하지만 가능한 한 원서를 많이 쓰도록 해 전형료 수입을 늘리겠다는 의도라는 것. 진학교사들은 "우수한 학생을 입도선매하고 전형료 수입을 올리려는 대학들의 욕심 때문에 애꿎은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만 골탕을 먹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12일 일선 고교 진학교사들에 따르면 올해 전국 201개 4년제 대학의 수시모집 전형 유형은 2,300~2,400여개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대학별로 13~14개의 전형을 실시한다는 얘기다.

대학들은 전형 다양화로 학생들의 선택권이 넓어진 점을 강조한다. 하지만 진학교사들의 생각은 다르다. 대학들이 전형을 복잡하게 만들어 여러 곳에 지원하도록 유도해 입맛에 맞는 학생을 뽑고 전형료 수입도 챙기려는 것으로 인식한다. 학생들이 평균 7~8곳에 지원하는 것을 감안하면 학생 1명당 42만~64만원을 쓰는 꼴이다.



서울 B고교 C진학교사는 "수시는 지원횟수 제한이 없는데다 올해부터 서울 지역 일부 상위권 대학이 같은 차수더라도 전형이 다르면 중복지원을 허용했다"면서 "우수한 학생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생각이겠지만 원서 장사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수시 1차의 경우 같은 대학에는 한 곳만 지원할 수 있었으나 올해부터 전형기간이 다르면 중복지원할 수 있다.

대입적성검사를 실시해 전형 요소에 반영하는 대학이 느는 것도 비슷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전공적성검사 전형은 학생생활기록부나 수능 성적에 자신이 없는 수험생들이 선호하는 전형으로, 지원율이 보통 30~40대 1로 높아 실시 대학이 지난해 12곳에서 올해 17곳으로 늘었다. K교사는 "적성검사를 잘 치르면 내신 1~2등급은 극복할 수 있다는 인식이 퍼져 있어 서울ㆍ수도권 대학에 진학하려는 중위권 학생들이 많이 지원한다"면서 "선발된 학생들의 수준이 괜찮은데다, 지원율이 높아 전형료 수입도 올릴 수 있어 대학 입장으로서는 꽤 짭짤한 전형인 셈"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대학들은 펄쩍 뛴다. 한 사립대 관계자는 “대학 간 학생 선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입학사정관제 확대 등 입시업무도 많아지면서 입시관련 비용이 크게 늘었다”면서 “대학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좋은 학생을 뽑기 위한 노력을 잇속 챙기기로 매도하는 것은 억울하다”고 항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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