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은 2030년 독일·프랑스·일본 사람보다 소득이 많아진다.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2050년 일본 GDP의 두 배 가까이 늘어난다. 2050년에는 세계 최대 경제 대국으로 떠오른 중국보다 두 배 이상 많아진다.'
영국 시사 주간지'이코노미스트'편집부가 엮어 만든'메가체인지 2050'에서 예상한 한국의 미래상이다.'이코노미스트'의 편집진과 필진들이 앞으로 40년 동안 지구상에서 일어날 다양한 변화의 흐름들을 인간·지구·경제·지식의 측면에서 20가지 주제로 나눠 전망, 이를'메가체인지(Megachange)'라 명명했다.'메가체인지'는 세상을 바꿀 정도의 거대한 변화가 빠른 속도로 일어나는 현상을 말한다. 저자들은 그 변화의 중심으로 한국과 아시아를 주목했다. 2050년에는 아시아가 세계 경제의 절반을 차지하게 되며, 특히 한국이 그 중심으로 부상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코노미스트'편집장인 대니얼 프랭클린과'이코노미스트'의 30년 경력 기자 존 앤드류스는 앞으로 세계화가 지금처럼 진행된다고 가정하고 2050년 세계 경제를 예측했다. EIU(Economist Intelligence Unit·'이코노미스트'계열사로 국가별 경제 환경 분석 기관)가 추정한 2010~30년 GDP 예상치를 2050년까지 확장한 것이다. 이 예측에 따르면, 전 세계 GDP는 2010~50년에 연간 3.7% 성장한다. 1인당 실질 GDP 성장률은 연간 3.3%이다. 앞으로 40년 동안 1인당 실질 GDP가 가장 급성장하는 지역은 아시아(4.7%)로 나타났다. 독일·프랑스·이탈리아 같은 서유럽 국가들은 소폭 상승하거나 정체에 빠진다. 이 같은 근거를 바탕으로 책은"세계화란 아시아 대륙이 세계 경제에서 지배적인 힘으로 재등장하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라고 풀이한다.
책을 엮은 집필진들은 경제전망 뿐 아니라 세계 인구 문제에 대한 분석도 내놓는다. 2050년 무렵 전 세계 인구는 90억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인구의 70% 이상이 도시에 살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한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인류의 중간 나이는 지금의 29세에서 38세로 증가하고 앞으로 증가할 약 23억 인구 중 절반은 아프리카에 거주할 것이라고 점치기도 한다.
신앙과 지구 환경에 대한 분석도 곁들인다. 종교의 영향력은 점차 약해지면서 세속화된 세계가 될 거라 전망하고 있다. 환경 부문에 있어서는 여러 산업적 발전과 맞물려 지속적인 환경 파괴가 이뤄질 수 밖에 없음을 인정하지만,"광범위한 생태 복원의 시기가 도래할 것"이라며 긍정적인 미래를 제시하기도 한다.
'민주주의'를 놓고서는 독재국가나 개발도상국의 민주주의는 발전하는 반면, 자유국가에서는 오히려 퇴보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어'민주주의 피로'라는 말을 빌려"민주주의는 잊어버려라. 대신 자유와 정의에 대해 걱정하라"는 주장을 펼치기도 한다. 책은"세상의 정치는 풍부한 시민 정신을 필요로 한다.'민주주의'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며"앞으로 2050년까지 수십 년 동안 가장 중요한 문제는'법치'가 확산되고 심화할 수 있는가의 여부"라고 강조한다. 책은"법치 자체가 민주주의를 위한 충분 조건은 아니지만, 이는'충분한 사유가 있는 시민이나 사업체가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벌여 효과적인 처리방안을 얻어내며 이긴다'는 개념으로 깔끔하게 압축될 수 있다"며"이는 권력이 얼마나 큰지, 얼마나 큰 무력 앞에 있는 지와 상관없이 관료 앞에서'시민의 존엄성'을 보장한다"고 덧붙인다. 1만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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