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다음달 4일 치러지는 러시아 대선에는 여당 '통합 러시아당' 후보인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 외에 야권 후보 4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푸틴 총리가 1차 투표만으로 당선을 확정 지을 가능성이 높지만 나머지 후보들도 득표율에 따라 향후 정치 생명이 걸려 있는 만큼 민심을 얻기 위한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푸틴과 함께 2차 투표에 가는 것이 최대 목표다.
공산당 당수 겐나디 주가노프(68)는 이번이 네번째 대권 도전이다. 1995년부터 공산당 의장을 맡아 1996년과 2000년, 2008년 세 차례 대선에 출마했으나 번번이 2위에 그쳤다. 공산당의 구태의연한 이데올로기가 자본주의에 빠르게 적응해 가고 있는 유권자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어 지지도가 갈수록 떨어지는 것이 약점이다. 주가노프 지지율은 14~16%선으로 이번에도 2위일 가능성이 높다.
극우 민족주의 성향의 자유민주당 당수 블라디미르 지리노프스키(66)는 다섯번째 대선에 도전한다. 앞서 네 차례나 출마한 대선에서 매번 10% 미만의 득표율에 그쳤다. 현재 여론조사에서도 9% 가량의 지지율을 보여 과거와 별 차이가 없다. 1991년 자유민주당 창당 이후 줄곧 당수직을 유지해 오고 있는 그는 2000년부터 2011년까지 국가두마(하원) 부의장을 지냈다.
중도 좌파 성향의 '정의 러시아당' 당수 세르게이 미로노프(59)는 근 10년간 상원 의장을 지내며 크렘린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했으나 지난해 4월 여당을 비판한 뒤 의장직에서 쫓겨나자 직접 대권 도전을 선언했다. 2004년 대선에 출마하면서도 공개적으로 푸틴을 지지한 크렘린 충성파였던 그의 반란은 모스크바 정계에 큰 파문을 일으켰으나, 여론조사 결과 예상 득표율은 대선 후보 중 가장 낮은 5%대에 머물고 있다.
이번 대선에서 가장 주목받은 신예 후보는 러시아의 3대 재벌로 무소속으로 대선전에 뛰어든 미하일 프로호로프(47). 러시아의 대표적 올리가르히(신흥재벌)로 세계 최대 알루미늄 생산업체 루살과 러시아 최대 금 채굴업체 폴류스 졸로토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 NBA 농구팀 뉴저지 네츠의 구단주다. 2011년 4월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집계한 러시아 세번째 부자(개인자산 180억 달러)이기도 하다.
지난해 6월 재벌의 정치 참여 금지 관행을 깨고 중도우파 성향의 정당 '올바른 일'의 대표를 맡으며 정치판에 뛰어들었다가 크렘린에 충성하는 당내 다른 계파와의 갈등 끝에 3개월 만에 대표직에서 쫓겨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프로호로프는 그러나 "한번 시작한 일은 중도에서 그만두지 않는다. 정치의 길을 가겠다"며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