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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IBM 등 미국 기업 68곳, 북한 중앙은행과 거래

주요 부품에 북한에서 가공된 금 사용된 듯

HP·IBM 등 미국기업 68곳이 경제제재 대상인 북한 조선중앙은행과 거래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당수 기업은 북한산 금을 자사 제품에 써 온 것으로 드러났다.

블룸버그통신은 4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전날까지 거래상대자에 대한 정보를 제출한 미국 기업 1,277개사 중 68개사가 북한 조선중앙은행과 거래한 것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해당 기업 중에는 휴렛패커드(HP)·IBM·랄프로렌 등 주요 대기업들도 포함돼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미 금융개혁법(도드-프랭크법)은 금융거래 상대자에 대한 정보를 SEC에 제공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금융개혁법은 미국 정부가 자국 상장기업들에 인권침해가 자행되는 콩고민주공화국과 인근 분쟁지역 국가에서 채굴한 금, 탄탈룸, 주석, 텅스텐 같은 광물자원을 생산제품에 사용했는지를 공개하도록 의무화했다. 이에 따라 관련 기업들이 해당 내용을 미 증권거래위원회에 보고하는 과정에서 상당수 기업이 북한과 거래해온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이와 관련 마이클 새커 HP 대변인은 “지난 1월 소수의 HP 공급자가 조선중앙은행을 이용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즉시 조사에 착수했다”며 “지금까지 우리가 얻은 정보로는 조선중앙은행에서 취득한 광물을 우리 제품에 쓰지 않은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IBM은 SEC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자사 제품에 북한에서 가공된 금이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외교전문 매체 포린폴리시는 HP와 IBM 이외에도 가민, 시게이트, 윈드스트림 등이 북한산 골드바를 사용한 적이 있는 부품 공급자를 두고 있다고 소개했다. 포린폴리시는 관계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더는 골드바를 생산하지 않지만, 북한산이라고 찍힌 골드바가 앞으로 수년간은 유통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북한은 2006년까지 골드바를 생산해 영국 국제거래시장 등에서 공인까지 받았지만 이후에는 골드바는 만들지 않고 금만 생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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