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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건설이 지난 30일(현지시간) 계약을 체결한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프로젝트는 이라크 수도인 바그다드에서 동남쪽으로 10㎞ 떨어진 비스마야 지역에 분당급 규모(1,830㏊ )의 신도시를 개발하는 공사다.
총 7년간 진행되는 이 사업은 공사대금만 80억달러로 국내 건설업계가 해외에서 추진하는 단일 프로젝트로 최대 규모라는 점 외에 단순한 개발계획 수립을 넘어 최초로 성사된 한국형 신도시의 해외수출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특히 사업 속도를 높이기 위해 한화건설은 국내와는 차별화된 새로운 공사 방식을 도입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공사기간 7년, 공사대금만 80억달러=이번 프로젝트는 도로, 상‧하수관로를 포함한 신도시 조성공사와 10만가구 국민주택 건설공사로 구성되며 공사기간은 7년이 소요될 예정이다. 총 공사대금은 77억5,000만달러이며 물가상승을 반영한 공사금액 증액(Escalation 조항)을 포함하고 있어 실제 총 공사대금은 80억달러에 달한다.
설계∙조달∙시공을 포함한 디자인 빌드(Design Build) 방식으로 진행되며 주택은 국민 보급형 아파트 수준으로 공급면적 기준으로 ▦100㎡ ▦120㎡ ▦140㎡형으로 구성된다. 각 면적별로 공용공간과 개인공간의 분리를 통해 이슬람 문화를 반영한 트레디셔널(Traditional) 스타일과 공용공간의 효율성을 높인 모던(Modern) 스타일로 총 6개 타입으로 나뉘게 될 계획이다.
◇두 달에 잠실 아파트 한 단지가 지어진다=한화건설은 단기간 내에 주택건설과 단지조성공사를 진행하기 위해 PC(Precast Concrete) 공법을 통한 통합수행 방식으로 공사를 수행하게 된다.
PC 공법은 건축물의 기둥ㆍ보ㆍ벽과 같은 부자재들을 공장에서 제작한 후 공사현장으로 운반‧설치해 완성하는 건설공법이다. 한화건설은 이 공법을 통해 두 달에 한 개 꼴로 서울 잠실3단지(4,000가구) 규모의 아파트 단지를 완성한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공사부지 주변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PC 공장을 조성한다. 공장에는 약 1,700여명이 투입돼 매일 80가구, 연간 2만가구에 해당하는 슬래브와 벽체를 동시에 생산하게 된다. 하루에 사용되는 콘크리트 양만 6,400톤이며 이는 레미콘 430대에 이르는 양이다. 더욱이 이번 프로젝트는 현장인원을 포함, 일 평균 약 2만6,000명의 인력이 소요되기 때문에 110만㎡에 달하는 대지에 베이스캠프 120동을 별도로 계획하고 있다.
◇정부가 분양 맡아 사업 리스크도 낮아=신도시 건설공사에 투입되는 예산확보와 주택분양은 이라크 정부가 담당하게 된다. 이라크 정부는 지난해 말부터 자국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10만가구의 청약을 시작해 현재 청약이 모두 완료된 상태이며 곧 분양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신도시 건설공사 재원은 이라크 정부와 현지 주택 분양대금 등에서 조달되며 이라크 재무성 산하 3개 국영은행(RasheedㆍTBIㆍRafidain)이 공사대금에 대한 지급보증 책임을 약속한 바 있다.
한편 한화그룹은 이번 프로젝트와 관련해 사업 초기부터 한국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의 자문과 지원을 통해 협상을 진행해 리스크를 줄였다. 아울러 향후 선수금 보증서 등 본드 발급 시에도 수출입은행 및 무역보험공사 등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업은 단독 프로젝트로는 해외건설 사상 최대 규모이자 대한민국 신도시 건설 노하우 수출 1호로 큰 의미가 있다"며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건설 추가 수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제2의 중동건설 붐을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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