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배럴당 124달러로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이 국내외 성장을 저해할 것이라는 경고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존 라스키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부총재는 8일 “세계 경제가 전반적으로 둔화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이 가중되는 것이 문제”라며 “지난 몇 년간 잠잠했던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손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9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4월 중국의 PPI가 국제 유가 및 원자재 값 급등으로 전년동기 대비 8.1%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직전월인 3월의 8.0%보다 오른 것으로 그간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해온 중국발 인플레이션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전문가들은 생산자물가지수와 더불어 오는 12일 발표될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도 3월과 비슷한 수준인 8.2~8.3%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는 정규거래 마감 후 전자거래에서 배럴당 124.61달러까지 올라 나흘 연속 최고가 행진을 이어갔다. 장 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이날 아테네에서 열린 ECB 통화정책이사회 회동을 마친 후 “유로권 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되고 있다”면서 “에너지와 식량 값 폭등에 뾰족한 수가 없다. 불안요소가 많아 경계심을 늦춰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4월 생산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4월 생산자물가는 전년동기 대비 9.7% 상승했다. 이는 1998년 11월(11.0%) 이후 최고치다. 생산자물가 급등은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공산품 가격이 크게 상승한데다 농림수산품ㆍ서비스 가격 등도 오름세를 지속했기 때문이다. 공산품 가격은 음식료품ㆍ석유제품 등이 오르면서 전년동기 대비 13.6%나 급등했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생산자물가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기 때문에 소비자물가의 고공행진은 앞으로 몇 달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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