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억원짜리 오피스빌딩 사는데 나도 투자해볼까?’ 부동산시장이 안갯속인 가운데, 직접투자에 부담을 느끼는 투자자라면 자산운용사에서 내놓는 부동산펀드에 간접적으로 투자하는 방법이 있다. 서울강북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아파트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전망이 좋은 오피스빌딩 등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해 임대수익과 평가차익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부동산펀드가 유형이나 수익 구조가 복잡해 천차만별이지만 부동산 직접투자나 주식펀드를 보완하는 개념으로 접근해 중장기로 투자한다면 쏠쏠한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복잡한 부동산펀드ㆍ리츠 ‘알고 투자하자’= 부동산펀드는 자산운용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부동산에 투자해 수익을 돌려받는 것이다. 유형별로 PF(프로젝트파이낸싱)형, 임대형, 경공매형, 국내 리츠, 해외 부동산펀드의 주를 이루는 해외 재간접 리츠로 나뉜다. 보통 연 7~8%의 목표 수익률을 제시하고 있으나 임대형 등 펀드에 따라 두자릿수의 고수익을 목표하는 것도 있다. 이 중 임대형은 빌딩 등 업무ㆍ상업용 부동산을 사서 임대수익과 수년 뒤매각을 통해 평가차익을 꾀한다. 오피스빌딩시장의 호황세가 수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PF형은 아파트, 상가, 오피스텔을 신축하는 곳에 대출을 해주고 사전에 약정한 7~8%대의 이자를 받는다. 경공매펀드는 경공매 물건을 낙찰받아 임대하거나 팔아 수익을 올린다. 현재 20만~30만가구로 추산되는 미분양아파트를 최대 30%까지 싸게 통매입해 임대소득이나 평가차익을 노리는 미분양펀드도 조만간 선보인다. 부동산펀드는 특히 부동산에 직접 투자할 때에 비해 세금부담도 작다. 취득세와 등록세 50%가 감면되고 매각시 양도차익이 발생해도 배당소득세(15.4%)만 내면 된다. 부동산펀드 설정액도 2006년 말 4조원선에서 올 4월에는 7조3,000억원대로 늘었다. 리츠(REITs)는 임대형펀드와 운용방식이 유사하며 증시에 상장돼 있는 점이 특징이다. 국내 리츠는 현재 5곳이 상장돼 있다. 해외 리츠 여러 곳에 분산투자하는 해외부동산펀드(해외리츠재간접펀드)는 지난해부터 부진한 수익률을 보이고 있으나 최근에는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가 진정양상을 보이면서 바닥을 다지고 있다는 평가다. 해외에서는 리츠가 활성화 돼 있다. 리츠는 주식시장에서 양도를 통해 중간 환매가 가능한 반면 부동산 펀드는 설정기간 내에 환매가 불가능하다. 신건국 한국펀드평가 연구원은“부동산펀드는 부동산직접투자나 주식펀드에 투자하기는 꺼려지고 채권펀드나 은행예금은 기대수익이 너무 낮다라고 판단하는 투자자가 가입하기에 적합하다”고 말했다. ◇기회와 리스크면에서 ‘숨겨진 1인치’를 찾아라= 부동산펀드와 리츠에는 기회와 리스크면에서 모두 숨겨진 1인치가 있다. 우선 기회면에서는 사전에 정해진 이자만을 받는 PF형을 제외하고 임대형이나 경매형부동산펀드와 리츠 모두 임대소득 이외 매년 한차례씩 투자부동산에 대한 평가차익이 반영된다는 점이다. 실례로 지난 14일 기준으로 1년 수익률이 50.14%에 달해 수익률이 가장 좋은 맵스프런티어부동산5(임대형)는 송파구 가락동의 19층짜리 맵스송파타워의 임대료만으로는 이렇게 수익률이 나올 수 없지만 건물 가격 상승분이 매년 한차례씩 반영돼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리스크 관점에서 보면 부동산펀드와 리츠 모두 유의점이 적지 않다. 우선 수익률 편차가 큰 임대형은 공실리스크와 만기가 도래했을 때 투자부동산 가격이 어떻게 될지 여부에 따라 수익률 편차가 크다. 맵스자산운용(미래에셋 계열)의 임대형 펀드 중에서도 어떤 빌딩에 투자했느냐에 따라 1년 수익률이 최고 25%포인트까지 벌어진다. 맵스프런티어4,5호는 50%대의 수익률이지만 10호는 25%대에 그친다. 지난해 초 미래에셋측이 야심차게 내놓은 맵스아시아퍼시픽펀드(맵스리얼티1호로 현재 상장돼 있음)는 4,200억원의 자금을 모았지만 아직까지는 평가차익이 제대로 반영안돼 마이너스다. 임대가 제대로 안돼 마이너스 수익률을 면치 못하는 것들도 있다. 동양부천투나사모부동산1호는 부천 송내역 인근 쇼핑몰인 투나의 일부를 매입해 상가로 임대했다가 오피스로 바꾸는 과정에서 최근 수입이 전혀 없다. 다올뉴리더일산사모부동산펀드는 일산 장항동 SK엠시티 오피스동에 투자했다가 임차인 모집이 더뎌 역시 마이너스다. PF형펀드는 해당 부동산이 올랐다고 해서 평가차익을 받을 수 없고, 지급보증을 선 시공사의 신용등급이나 사업 인허가와 관련된 리스크를 확인해야 한다. 경공매펀드는 최근 경매시장이 일부 과열양상을 보이면서 수익성면에서 별다른 매력이 보이지 않는다. 부동산펀드는 기관이나 큰 손이 참여하는 사모 비중이 높은데다 일반인에게 문을 여는 공모펀드도 한시적으로 출시한 뒤 투자금이 모아지면 모집을 중단한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특히 흔히 해외부동산펀드라고 하는 해외재간접리츠의 경우 주식시장의 흐름으로부터 적지 않은 영향을 받고 있다. 실제 해외 리츠 여러 곳에 분산투자하는 해외재간접리츠가 재작년 연 30% 가까이 급등한 뒤 지난해 20~30%까지 하락세를 보였다. 이는 증시에 상장돼 있어 투자심리가 한쪽으로 쏠리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해당 부동산의 투자가치 상승이나 하락폭 이상으로 가격이 움직이기 때문이다. 조완제 삼성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연 7~8%대의 이자를 제시하는 PF형을 제외하고 나머지 부동산펀드와 리츠는 투자대상에 따라 평가차익이 크게 달라진다”며 “부동산펀드는 투자기간도 길다는 점을 염두에 둬 유형별로 투자대상과 안전성, 수익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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