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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두개의 달 위를 걷다

■샤론 크리치 지음, 비룡소 펴냄<br>홀로서기 나서는 소녀 살라망카 이야기


숲과 나무를 좋아했던 엄마 덕분에 '살라망카 트리'라는 독특한 이름을 가진 13세 소녀는 언제나 엄마와 한 몸처럼 살아가리라 생각했다. 소녀에게 엄마는 또 다른 자아이자 분신이었다. 어느날 엄마가 집을 나가 돌아오지 않자 살라망카는 엄마를 찾아 할머니, 할아버지와 길을 떠난다. 미국 중서부 오하이오주 유클리드에서 서부 아이다호주 루이스턴까지 3,000여㎞에 이르는 짧지않은 여행길에 나선 살라망카는 곧 만나게 될 엄마의 얼굴을 떠올리면서 그리움을 달랜다. 하지만 살라망카는 끝내 엄마를 만나지 못한다. 엄마와 자신을 한 몸으로 느꼈던 살라망카는 3,000여㎞에 달하는 긴 여정을 마치면서 홀로 서게 된다. 세상에서 나를 가장 잘 알고 이해한다고 여겼던 엄마가 아무런 말없이 집을 떠났다는 데 대한 원망과 그리움이 깊어졌던 살라망카. 여행을 하면서 엄마는 영원히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났다는 사실이 밝혀졌지만 믿기 어려웠다. 나의 분신이 세상에 없어졌다는 절망은 13세 소녀가 감당하기에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살라망카는 시간이 지나면서 삶의 변화를 인정하게 된다. 누구도 다른 사람의 삶을 대신 살아줄 수 없다는 진리를 깨닫게 되고 엄마와 자신의 삶을 분리시키면서 편안한 마음으로 엄마를 보내 준다. 책은 삶과 죽음, 반복되는 오해와 이해 등 성인이 되기위한 정서적 관문을 슬기롭게 헤쳐나가는 살라망카를 통해 치유와 용서, 사랑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모카신을 신고 두 개의 달 위를 걸어 볼 때까지 그 사람을 판단하지 마세요'라는 인디언 속담에서 따 온 제목은 불가능하다고 여겨진 일을 직접 할 때까지 섣불리 판단하지 말라는 또 다른 메시지를 담고 있다. 책은 미국 도서관협회의 청소년 부문 우수도서인 '뉴베리상' 수상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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