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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맑은 서울' 만들려면

오세훈 서울시장이 ‘맑은 서울 만들기’를 선거 공약으로 내세우고 시정의 제1과제화한 것은 시대흐름에 맞는 시의 적절한 선택이었다고 본다. 서울시민의 한사람으로서 오 시장의 한강 르네상스를 비롯한 맑은 서울 만들기 노력에 대한 치하와 또 한편으로 시민의 입장에서 그 노력의 성과가 크게 돋보이지 않고 있음을 걱정하면서 서울 환경의 획기적 개선대책에 대해 한두 가지의 정책적 고언을 드리려 한다. 맑은 서울을 만들자면 도시환경 오염의 주범인 승용차 매연(도시환경 오염 원인의 약 80%)을 획기적으로 해소하는 방법이 유일하고도 현실적인 해결책이라 보인다. 이제까지 시행된 여러 가지의 수많은 환경정책들은 대부분 소리만 요란하고 실속은 없었다는 것을 여러 선진도시들의 환경정책 집행 사례가 보여주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수송분담률은 약 26%에 불과한 자가용 승용차가 노면교통량의 60% 이상을 점하고 있는 현재의 노면교통 체계를 버스ㆍ택시 등의 대중교통 중심 체계로 바꿔 교통 혼잡과 매연 공해를 동시에 해결하자는 것이다. 지하철이 제일 신속하고 편리한 교통수단임에는 틀림없지만 더 이상의 투자는 우리 세대에는 무리라 생각된다. 또 경전철 등 신 교통수단은 수년 전에 서울의 모구청이 예산만 수십억원을 낭비하고 결국 중단한 사례에서 보듯이 비용이나 효과 면에서 아직 검증이 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유일한 대안은 현재 시범운영 중인 버스중앙차로제(7개 노선 약 70㎞)를 서울 외곽에서 들어오는 14개 방사선을 포함, 4차선 이상의 모든 간선도로에 확대, 서울을 지하철과 더불어 동서남북으로 네트워크화해 시민들이 어디를 가든지 대중교통을 신속ㆍ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길뿐이라 생각된다. 강남 지역을 한 예로 들어보자. 테헤란로 등 10차선 이상의 그 넓은 도로가 출퇴근시간에 관계없이 하루 종일 등ㆍ하교, 백화점 쇼핑, 음식점 왕래 등을 위한 자가용으로 정체되고 있다. 그 대안으로 셔틀버스 100여대를 학교ㆍ백화점ㆍ호텔ㆍ관공서 등을 5분 간격으로 연결, 2차선 정도의 중앙차선이나 전용차선을 설치해 버스가 빠르게 다니도록 한다면 대다수 시민들은 자가용을 버리고 버스를 이용할 것이다. 대중교통이 불편하고 빠르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이 할 수 없이 자가용을 끌고 나오는 것이다. 현재 시범운영 중인 버스중앙차선제에 대해 시민의 반응이 좋아지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러한 사정을 반영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자가용 이용 시민의 절반 정도(약 13%)를 편리해진 버스가 흡수해 현재 교통량의 약 62%(지하철 35%, 버스 27%)밖에 분담하지 못하는 대중교통의 수송분담률을 75%(지하철35%, 버스 40%) 이상으로 끌어올리게 되면 자가용으로 인한 노면교통 혼잡과 매연 공해를 동시에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이와 병행해서 현재 시범운영 중인 1ㆍ3호터널 혼잡통행료를 서울 전지역으로 확대, 불필요한 승용차 이용(약 80%에 달하는 출퇴근시 나홀로 자가용 이용)을 억제해나가야 한다. 왜냐하면 1ㆍ3호터널 혼잡통행료 시범운영에서 보듯이 부분적인 승용차 억제시책은 불공평을 야기시킬 뿐만 아니라 서울 도시 전체의 교통난 해소에는 전혀 도움을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서울시가 최근에 혼잡통행료 인상 및 징수 지역을 일부 확대할 계획을 발표하면서 동시에 그에 따른 시민의 반발을 걱정하고 있는 것 같은데 그러한 걱정은 당연하다고 본다. 대중교통 체계가 아직 미흡해 교통 불편이 예상됨에도 불구 혼잡통행료를 확대한다면 시민들은 승복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정책의 선후를 이야기하자면 먼저 버스중앙차선제 등을 통한 대중교통 편리성 확보가 우선이고 동시에 서울시내 전역에 혼잡통행료를 징수해 불필요한 승용차 이용을 줄이고 그 돈을 대중교통 개선에 전액 투자하는(서울 전역의 혼잡통행료가 1,000원이라면 1년에 약 7,000억원 징수 가능) 것만이 앞으로 계속 악화될 서울 환경을 지키고 시민들을 교통지옥에서 해방시키는 길인 것이다. 인구 230만명의 브라질 쿠리치바시가 도시교통을 버스 위주의 대중교통 체계로 바꾸면서 친환경적인 도시를 만든 대표적 성공 사례이며 그 사업을 성공시킨 쿠리치바시 전 시장이 몇 년 전에 서울에 와서 서울도 그렇게 될 수 있다고 호언한 바 있다. 물론 서울이 쿠리치바시와 규모와 여건이 현저히 다르고 복잡하지만 다행히도 서울은 쿠리치바시가 재정이 어려워 시작하지도 못한 지하철을 이미 8개 노선을 갖추고 있고 또 400여개의 버스노선과 만여대의 버스를 수십년간 운영한 경험이 있다. 문제는 교통 전문가들이 오래전부터 주장해온 유일하고도 현실적인 이 대안에 대해 여하히 시민의견을 한 방향으로 모으고 강하고 끈질기게 추진할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젊고 매력 있는 오 시장의 패기 있는 도전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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