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만~4,000만원대 프리미엄급 수입차의 유혹.’ 수입차 업계가 최근 시장저변 확대를 겨냥한 모델을 잇따라 내놓아 소비자들을 즐거운 고민에 빠뜨렸다. 20ㆍ30대 직장인 가운데 일부는 상류층의 전유물로 인식됐던 수입차를 과감히 구매하기도 한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하지만 “수입차가 싸졌다 해도 대부분 비슷한 배기량의 국산차에 비해 여전히 1,000만~2,000만원이 비싼 수준”이라며 “여기에 국산차보다 비싼 수리비 등 높은 유지비용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체급은 비슷해졌지만 감춰진 곳곳에는 여전히 ‘돈 먹는 하마’의 습성이 남아 있다는 것. 이 때문에 유지비용을 꼼꼼히 따져보는 신중한 자세가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싼(?) 수입차 줄줄이=볼보코리아와 벤츠코리아는 최근 각각 소형차 C30과 마이비를 내놓았다. 가격은 각각 3,290만원과 3,690만원. 이 두 회사는 ‘3,000만원대로 볼보와 벤츠를 몰 수 있다’고 강조한다. 첫 차를 구입하거나 소형차에서 중형차로 바꾸는 20ㆍ30대를 겨냥한 판촉 마케팅이다. 지난해 10월 판매되자마자 수입차 베스트셀러에 오른 혼다의 뉴 CR-V 역시 3,000만원대. 2륜 구동형은 3,090만원, 4륜 구동형은 3,490만원이다. 혼다의 중형 세단 어코드도 3,000만원대 후반이다. 혼다의 시빅은 수입차 최저 가격인 2,590만원이다. 이외에 폴크스바겐의 파사트 2.0FSI(3800만원대)와 준중형 세단 제타(3,000만원대), 푸조의 레저용 307SW 디젤(3,500만원) 등도 3,000만원대에 불과하다. ◇취득ㆍ등록세, 보험료는 비슷=이들 3,000만원대 외제차는 구입할 때 차값 외에는 세금과 보험료에서 비슷한 가격대의 국산차와 차이가 없다. 등록세와 취득세는 각각 구입가격의 5%와 2%여서 국산차든 외제차든 그 기준이 같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차량 가격이 2,590만원인 시빅1.8의 취득세와 등록세는 각각 약 47만원과 117만원이다. 차량가격이 2,519만원인 그랜저 2.7의 취득세와 등록세는 약 50만원과 126만원이다. 같은 배기량을 기준으로 할 경우에도 세금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3,090만원인 2륜구동 CR-V(2.4)의 취득세와 등록세는 각각 약 56만원과 140만원. 같은 배기량인 그랜저 2.4의 취득ㆍ등록세는 각각 약 48만원과 121만원으로 CR-V 2.4보다 27만원가량 싸다. 보험료 역시 별 차이가 없어 보인다. 한 보험사에 의뢰해 40대 초반 직장인이 폴크스바겐 파사트 2.0과 현대차의 쏘나타 2.0을 구입할 때 드는 보험료를 비교해본 결과 오히려 소나타 2.0의 보험료가 5만원 높은 117만원으로 나왔다. ◇비싼 수리비용=문제는 입이 벌어지는 수준의 부품가격과 수리비용. 세금과 보험료가 비슷한 수준인 데 비해 수입차의 부품값은 통상 국산차의 2~3배다. 인피니티 G35 세단의 경우 앞ㆍ뒷범퍼 가격이 각각 63만5,300원과 63만4,700원으로 쏘나타 2.0의 16만5,880원, 그랜저 2.7의 18만1,280원보다 3배 이상 비싸다. 여기다 공임을 합치면 교환비용은 더 오른다. 폴크스바겐 파사트 2.0의 앞범퍼 교환비용은 82만원 정도로 쏘나타ㆍ그랜저의 3배가량 된다. 2,600만원대인 포드 몬데오도 주요 부품 교환비용이 국산차에 비해 4배 정도 비싸다. 수입차 업계 일각에서는 부품을 교환할 때 보험처리를 할 수 있는 점을 들어 실제 수입차 소유자의 부담이 크지 않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한 보험회사 관계자는 “사고가 난 외제차 운전자가 2년차 때 보험에 가입하려면 보험료가 많이 올라간다”며 “상위 보험사들은 높은 수리비 때문에 아예 수입차 사고운전자의 보험인수를 거절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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