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골퍼 이야기 같지만 이는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35ㆍ미국)가 9일(한국시간) 열린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시리즈 브리지스톤인비테이셔널 4라운드에서 보여준 경기 내용이다.
우즈는 7차례나 우승했던 미국 오하이오주 애크런의 파이어스톤CC(파70ㆍ7,400야드)에서도 탈출구를 찾지 못했다. 버디 3, 보기 6, 더블보기 2개로 7오버파 77타를 친 그는 최종합계 18오버파 298타로 80명 가운데 공동 78위를 기록했다.
2타를 더 친 헨릭 스텐손(스웨덴)이 없었다면 꼴찌가 될 뻔했다. 우승자 헌터 메이헌(미국ㆍ12언더파)과는 무려 30타 차이가 났다.
AP통신의 표현대로 ‘코스에서 길을 잃은 듯한 모습’이다. ‘텃밭’에서 부활을 노렸지만 2003년 PGA챔피언십 이후 7년 만에 나흘 내내 오버파(74-72-75-77타) 스코어를 내며 부진의 늪은 더욱 깊어졌다. 브리티시오픈 2라운드부터 최근 7라운드 연속 오버파 행진이다. 합계 18오버파는 아마추어 시절을 통틀어서도 72홀 최악의 타수다. 78위 역시 컷오프된 통산 6개 대회를 제외하고는 가장 낮다. 세계랭킹 1위 자리는 270주째 지켜냈지만 그 공로는 멋쩍게도 4위 이내에 들면 1위가 될 수 있었던 필 미켈슨(미국)이 이날 8오버파(합계 3오버파 공동 46위)로 더 무너진 덕분이었다.
끝 모를 추락의 원인은 뭘까. 전문가들은 우선 심리적 측면에 무게를 두고 있다. 섹스 스캔들로 인한 비난 여론을 의식한 듯 경기 도중 특유의 분풀이를 절제하고 있지만 어두운 표정까지 감출 수는 없다. 심리적으로 위축된 그가 플레이에 집중하기는 한동안 어렵다는 것이다.
드라이버 샷 난조도 그의 발목을 잡고 있다. 우즈는 이번 대회 나흘 동안 페어웨이 안착률이 39.3%에 그쳤다. 좋지 않은 곳에서 치다 보니 아이언 샷의 그린 적중률도 48.6%로 떨어졌다. 각각 80명 중 79위와 77위다. 미국 골프매거진은 최근 ‘▦백스윙 출발단계가 너무 평탄하고 ▦톱 단계에서 클럽이 타깃보다 왼쪽을 가리키며 ▦폴로스루에서도 클럽헤드가 왼쪽 어깨 아래쪽으로 너무 낮게 빠져나가면서 특히 방향 일관성이 악화됐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번 시즌 부진 탓에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플레이오프 진출과 미국-유럽 대항전인 라이더컵 출전 여부도 불투명한 우즈가 이번주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PGA챔피언십에서 전환점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관심을 끌고 있다. 최경주(40)와 지난해 PGA챔피언십 우승자 양용은(38)은 나란히 공동 46위(3오버파)로 대회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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