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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못보지만 절대음감으로 모든 연주 척척

중증 장애 피아니스트 김계범군

김계범(오른쪽)

SetSectionName(); 앞 못보지만 절대음감으로 모든 연주 척척 중증 장애 피아니스트 안계범군 글ㆍ사진=안길수기자 coolass@sed.co.kr 안계범(오른쪽)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계범이는 피아노를 많이 좋아합니다. 친구들하고 공연하러 가는 게 좋아요. 음악가가 되고 싶습니다." 시각ㆍ언어ㆍ정신지체 등 중증 장애를 가진 피아니스트 안계범(27)군은 2일 서울 강북구 수유동의 한빛예술단 연습실에서 기자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정신 연령이 3~4세에 불과한데다 언어장애로 기자와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못해 어머니인 최헌선(52)씨가 인터뷰에 동석했다. 최씨는 "계범이는 태어날 때부터 심각한 장애를 갖고 있어 정상적인 아이들처럼 교육시킬 수 없었다"며 "특수학교에 보내 교육을 시켰는데 우연히 8세 때 음악적 재능이 특별하다는 사실을 알게 돼 피아노를 가르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계범군은 앞을 볼 수 없어 악보를 읽을 수 없지만 '청음'능력이 상상을 뛰어넘을 만큼 탁월하다. 클래식ㆍ팝송ㆍ가요 등 어떤 장르의 음악이라도 몇 번만 들으면 똑같이 연주할 수 있는 '재능'을 타고난 것. 최씨는 "아이를 가르치신 선생님들은 하나같이 이렇게 예술성이 뛰어난 장애아는 처음 본다고 입을 모은다"며 "일반 아이들에 비해 부족한 면이 없지는 않지만 음악을 받아들이는 절대음감이 탁월하다"고 말했다. 한빛예술단에서 계범군을 지도하는 피아니스트 신현동씨는 "계범군은 음을 이해하고 소화하는 데 천부적인 자질을 타고 났다"며 "이는 전형적인 '서번트 신드롬(savant syndrome)'으로 자폐증 등 뇌기능에 장애가 있는 사람이 특정 분야에서 천재적인 재능을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계범군은 연습실에서 기자가 요청한 클래식과 가요 등을 즉석에서 연주해 보였다. "피아노를 치면 기분이 어떠냐"고 묻자 계범군은 "피아노 치는 거 너무 좋다"고 짧게 답했다. 어머니 최씨는 "밥 먹는 시간을 제외하면 하루 종일 한빛예술단 연습실에서 피아노를 친다"며 "한빛맹아학교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어 큰 도움을 받는다"고 전했다. 계범군은 현재 한빛예술단에 정식으로 채용돼 한 달에 80만~90만원의 월급을 받으며 피아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5년 전 계범군이 한빛예술단에 왔을 때만 해도 장애가 심해 단원으로 뽑기에는 무리라는 반대도 있었지만 한빛예술단의 김용복 음악감독이 음악성을 높이 평가해 채용을 결정했다. 최씨는 "남편이 몇 해 전 사업을 하다가 부도가 나서 지금 경제적으로 너무 어렵지만 계범이가 연주하는 모습을 보면서 삶의 희망을 찾는다"며 "장애인들이 자신의 재능을 키울 수 있는 사회적 여건이 조성돼 전문적인 종합 장애인 교육학교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빛재단이 지난 2003년 설립한 한빛예술단은 뛰어난 음악적 역량을 갖춘 시각장애인으로 구성된 전문 연주단으로 관악합주단인 '브라스앙상블'을 비롯해 '체리티합창단' '빛소리중창단' '타악앙상블' '그룹사운드 블루오션' 등의 연주단을 운영하고 있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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