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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탄생 100주년을 맞은 시인 겸 소설가 이상(본명 김해경ㆍ1910~1937)은 복잡한 시대만큼이나 난해한 작품세계를 드러내며 문학 뿐 아니라 미술ㆍ건축ㆍ디자인 등 다채로운 예술 영역에 영향을 끼쳤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산화 아르코미술관(관장 김찬동)은 이상에 관한 사료와 현대 화가들의 작품을 함께 선보이는 기획전 ‘木3氏의 出發(이씨의 출발)’을 17일부터 연다. ‘목삼씨의 출발’이 아니라 ‘이씨의 출발’이라고 읽는, 쉽지 않은 전시명은 이상의 일본어 시 가운데 가장 어려운 시로 지목돼 다양한 추측성 해석을 불러온 ‘차8씨의 출발(且8氏의出發)에서 차용해 재조합 했다. 식민지 시대 ‘모던 보이’의 삶을 엿볼 수 있는 1전시실에는 이상의 사진들과 ‘오감도’, ‘날개’ 등 주요 문학작품, 관련 신문기사 등이 전시된다. 미술가의 꿈을 버리고 공학도의 길을 걸어야 했고 창작의 열망과 20대 초반의 각혈에 시달렸던 이상의 삶을 되짚어볼 수 있다. 구본웅을 동경하며 화가를 꿈꾸던 이상이 그린 자화상도 전시된다. 제 10회 조선미전에 출품해 입선했던 작품이다. 그가 처음 쓴 동시 ‘목장’이 실리고 직접 디자인한 ‘가톨릭 소년’(1936년 5월호ㆍ왜관 베네딕도수도원 소장)이 일반에 공개된다. 또 이상은 1934년 조선중앙일보에 연재된 박태원의 소설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에 하융(河戎)이라는 필명으로 삽화를 그리기도 했는데, 그 28점의 이미지도 전시된다. 이상과 관계 있는 작가 구본웅, 김환기, 유영국의 그림 외에 현대미술가 바이런 킴, 정연두, 정영훈, 차지량이 이상을 재해석한 작품을 함께 선보인다. 전시는 10월13일까지. (02)760-4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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