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과도의회인 국가입법회의(NLA)는 쁘라윳 총장을 과도총리 단독후보로 제의한 뒤 표결을 통해 과도총리로 선출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전했다. 이날 표결에는 NLA 의원 197명 중 191명이 참여했으며 표결 참여자가 만장일치로 그를 과도총리로 지지했다. 쁘라윳 총장이 과도총리가 되려면 푸미폰 아둔야뎃 태국 국왕의 재가를 거쳐야 하지만 이는 형식적인 절차에 지나지 않아 무난히 총리직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로써 쁘라윳 총장은 5월22일 쿠데타를 일으킨 지 3개월 만에 과도총리직을 맡게 됐다. 그는 이미 군부 내 최고 실권자인 육참총장직과 최고 군정기관인 국가평화질서회의(NCPO) 의장직을 수행하고 있으며 이번에 과도총리가 되면서 태국의 3대 권력기관을 모두 장악하게 됐다. 그의 임기는 총선이 치러지는 내년 10월까지다.
쁘라윳 총장은 쿠데타 이후 출범한 NCPO 의장을 맡아 정치·경제·사회 등 모든 분야에서 최고 의사결정을 내리며 사실상 총리 역할을 해왔다. 이 때문에 정치권과 언론은 오래전부터 그가 과도총리를 맡을 것으로 관측했다.
과도정부는 각료 35명으로 구성되며 다음달 중 출범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입법기관 역할을 할 NLA가 이달 초 군부 주도로 구성됐으며 지난달 48개 조항으로 구성된 과도헌법이 채택됐다. 과도의회는 절반 이상이 전현직 군 출신이다.
군부는 정치개혁 내용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으나 선출직 의원 수를 줄이는 등 기득권 계층의 지배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바꿀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최대 정치세력 중 하나인 군부는 왕족·관료·기업가 등 기득권 계층의 이익을 대변하는 성향을 보이고 있다.
한편 쁘라윳 총장은 지난해 말부터 잉락 친나왓 전 총리 정부의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시위 사태가 반년 이상 계속되자 폭력사태 방지, 질서유지 및 평화회복, 국민화해 등을 내세우며 5월 쿠데타를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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