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틀린 헤이든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지난 2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오바마 대통령을 '잡종(crossbreed)' '광대' '원숭이' 등으로 표현한 것과 관련, 성명을 내고 "북한 관영통신이 과장된 언동으로 악명 높기는 하지만 이번 언급은 특히 추하고 무례하다"고 밝혔다.
앞서 마리 하프 국무부 부대변인 또한 이날 워싱턴DC 내셔널프레스빌딩의 외신기자클럽(NPC)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역겹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이어 "그 나라(북한)의 지도자가 그런 말을 사용해 미국을 비판하는 것은 솔직히 불쾌한 일"이라며 "우리는 (북한의) 공격적이고 터무니없으며 불합리한 표현을 많이 봐왔다"고 덧붙였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조선중앙통신의 오바마 대통령 비하 성명 내용을 영어로 번역 기사화했다. 이 신문은 "중앙통신이 오바마 대통령을 향해 '인간의 기본적인 형상조차 없는 광대' '원숭이의 모습을 한 피가 불분명한 잡종' 등으로 묘사하고 '오바마는 세계 최대의 아프리카 동물원에서 구경꾼들이 던져주는 빵 부스러기나 핥으면서 원숭이들과 함께 살아야 한다' 등의 모욕적인 언사를 쏟아냈다"고 전했다.
WP는 "백악관이 북한 정권의 지나친 수사를 종종 무시해왔지만 이번에는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동안 북한의 비난에 일일이 대꾸하지 않던 백악관이 민감하게 반응한 데는 북한의 모욕적인 언사가 인종차별적인 내용이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WP는 "북한이 '순수 한민족 혈통'을 강조하면서 동시에 아프리카계 미국인인 전직 미국프로농구(NBA) 스타들을 불러 지도자 김정은이 참석한 가운데 시범 경기를 연 것은 명백한 모순"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미국의 저명한 조사·연구기관인 '퓨리서치센터'가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미국인의 59%(복수 응답 가능)가 핵 미사일 발사 등 '북한 핵 프로그램'을 가장 심각한 국제적 위협이라고 응답,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퓨리서치의 조사에서 북핵 문제가 가장 심각한 위협으로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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