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용평가회사인 피치가 스페인의 국가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자 유로화와 뉴욕증시가 다시 약세를 나타냈다. 피치는 지난 28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스페인이 재정적자를 축소하는 과정에서 중장기 성장잠재력이 현저하게 낮아질 것"이라며 "스페인의 국가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신용등급 전망은 '안정적'으로 제시함으로써 추가적인 강등 가능성은 배제했다. 스페인 정부는 국내총생산(GDP)의 11.2%에 달하는 재정적자 비율을 오는 2012년까지 3% 내로 낮추기 위해 총 150억유로 규모의 정부지출 감축안을 추진하고 있다. 피치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은 스페인 정부의 재정 긴축 노력이 경제성장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일부에서는 신용평가회사가 또다시 뒷북 치기식 신용등급 조정을 통해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피치에 앞서 스탠더드앤푸어스(S&P)도 지난달 스페인의 국가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한 단계 강등시켰다. 한편 뉴욕증시와 유로화는 스페인의 신용등급 강등으로 28일 또다시 급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일보다 122.36포인트(1.19%) 급락한 1만136.63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유로화도 뉴욕 외환시장에서 전일 종가에 비해 0.7%가량 절하된 유로당 1.2286달러에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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