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가 지금 새롭게 추구하는 분야가 정말 세계 처음인지를 분명히 확인하고 가라.” 지난 1984년부터 6년간 미국 과학재단(NSF) 총재를 지낸 에리치 블로치(74ㆍ사진 오른쪽)와 지미 카터 행정부 시절 대통령 과학담당 비서관을 지낸 프랭크 프레스(73)씨 등 미국 석학들이 KAIST에 우정 어린 충고를 던졌다. NSF는 연간 30억달러(30조원) 규모의 미국 연구개발(R&D) 예산을 총괄하는 곳이며 대통령 과학담당 비서관은 미국 과학정책을 수립하는 핵심이다. 11일 KAIST에 따르면 서남표 총장의 초청으로 KAIST를 방문한 이들은 지난 6~10일 KAIST에만 머물며 연구분야ㆍ학제ㆍ교육환경 등을 살폈다. 이후 10일 KAIST 보직교수 등과 가진 최종 브리핑에서 “새 개혁정책을 추진하면서 총장과 교수조직 등이 같이 공동 보조를 맞춰야만 한다”고 조언했다. 또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일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산업과의 연계가 생각보다 많지 않은 것 같다”며 보완을 요구했고 “새로운 분야가 정말 세계 처음인지 분명히 확인하고 왜 세계 최초인지 확실하게 인정 받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들은 “미국은 성장동력을 우수한 이민자들에게서 찾았고 이들로 인해 중요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며 “다양한 인종의 교수ㆍ학생들을 외부에서 받아들여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를 위해“연구 결과나 특허 등 우수한 성과들을 해외의 저널 등에 게재하는 등 세계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소개해야 하며 세계적인 석학들을 초청해 정보를 교환하고 학문적 자극도 받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블로치 전 총재는 “테뉴어 강화, 영어 강의, 인터뷰 중심의 입시 전형, 학과장 중심의 시스템 개편 등은 너무나 상식적인 일로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고 지적했다. 프레스 전 비서관은 “지속적인 과학발전을 위해서는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하버드대학 역시 연구예산의 50% 이상을 정부에서 지원 받고 있으며 정부의 지원이 없었더라면 지금의 하버드는 없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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