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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기를 앞세운 한국 프로골프가 6년 만에 부활된 한일전에서 접전 끝에 아쉽게 패했다. 한국 대표팀은 12일 제주 해비치CC 레이크코스(파72)에서 열린 현대캐피탈인비테이셔널 한일골프대항전 최종라운드 싱글 스트로크 매치플레이에서 5승5패(승점 5점)를 기록, 승점 합계 9.5점(9승1무10패)에 그쳐 10.5점(10승1무9패)을 쌓은 일본에 1승이 모자랐다. ◇‘아, 승점 1점…’= 한국은 첫날 팀 매치플레이 방식인 포섬 경기에서 뒤졌던 승점 1점을 결국 만회하지 못했다. 전날 포볼 경기에서 2승1무2패로 비긴 한국은 이날 10명이 1대1로 맞붙는 싱글 매치에서 역전을 노렸지만 이틀 연속 무승부를 기록하면서 우승컵을 넘겨줬다. 대표팀 맏형 김대섭(29ㆍ삼화저축은행)이 4언더파 68타를 쳐 오다 류이치를 7타 차로 꺾으면서 순조롭게 출발한 한국은 김형성(30)과 김비오(20ㆍ넥슨), 김도훈(21ㆍ넥슨), 이승호(24ㆍ토마토저축은행)가 잇달아 패해 궁지에 몰렸다. 남은 5명이 모두 승리해야만 역전이 가능한 상황에서 손준업(23), 강경남(27ㆍ삼화저축은행), 김경태, 배상문이 리드를 잡아 짜릿한 역전도 가능해 보였다. 그러나 7번째 주자로 나선 김대현(22ㆍ하이트)이 추격 끝에 소노다 ??스케에 1타 차로 발목을 잡히면서 패배하고 말았다. ◇자존심은 살렸다= ‘동갑내기’ 김경태(24ㆍ신한금융그룹)와 배상문(24ㆍ하이트) 등은 매서운 샷으로 일본의 간판 선수를 꺾으며 한국 골프의 힘을 보여줬다. 이날 김경태는 일본의 골프스타 이시카와 료(19)를 맞아 전반에만 무려 6타를 줄이는 맹타를 휘둘러 8언더파 64타로 이시카와(1언더파)에 압승을 거뒀다. 배상문은 전날 강경남과 짝을 이뤄 이시카와-소노다 조를 꺾은 데 이어 이날 베테랑 가타야마 신고(1언더파)에 2타 차 역전승을 거뒀다. 일본 투어 상금랭킹 4위에 올라 있는 김경태는 “앞서 이시카와와 5번 동반 대결을 펼쳐 모두 스코어에서 이겼다”면서 “팀이 패해 아쉽지만 퍼팅이 잘 된 덕에 좋은 선수인 이시카와에 승리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배상문은 김대섭과 함께 이번 대회에서 3전3승을 거뒀다. ◇일본, 단결의 승리= 양국의 대회 준비 과정에서 승패가 예견됐다는 지적이 있다. 일본은 한일전 조인식 당시부터 최고의 멤버로 팀을 구성하겠다고 공언한 직후 출정식을 가졌다. 이시카와, 가타야마 등 최정상급 선수들이 대표팀 선발에 즉각 응해 짜임새 있는 팀을 구성했다. 반면 한국은 최경주(40), 양용은(38) 등 두 기둥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오프 출전을 이유로, 아시아와 유럽에서 주가를 높이고 있는 신예 노승열(19ㆍ타이틀리스트)은 세계랭킹을 높이기 위해 유럽투어 대회에 나간다는 이유로 각각 출전을 고사했다. 배상문은 경기 후 “일본팀은 대회 기간 질서가 있고 단합이 잘 돼 있다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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