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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스펀 회고록 '격동의 시대' 살펴보니…
입력2007-09-16 18:29:11
수정
2007.09.16 18:29:11
"美 장기인플레 압력 시달려 금리 두자릿수까지 치솟을수도"<br>2030년까지 美성장률 2.5%로 둔화 점쳐<br>"초저금리 유지로 서브프라임 사태" 비판 반박도
그린스펀 회고록 '격동의 시대' 살펴보니…
"美 장기인플레 압력 시달려 금리 두자릿수까지 치솟을수도"2030년까지 美성장률 2.5%로 둔화 점쳐"초저금리 유지로 서브프라임 사태" 비판 반박도
뉴욕=권구찬 특파원 chans@sed.co.kr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인플레이션에 대한 통제가 점점 더 어려워지면서 앞으로 미국의 정책금리가 두자릿수로 뛸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 경제전문지인 월스트리트저널은 15일(현지시간) FRB를 18년간 이끌며 ‘경제 대통령’으로 불렸던 그린스펀 전 의장이 자신의 회고록에서 지속적인 물가상승 압력으로 미국에서 오는 2030년까지 기준금리가 두자릿수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17일 발매될 ‘격동의 시대(The Age of Turbulence):신세계로의 모험’이라는 제목의 회고록에서 “미국은 앞으로 중국을 비롯한 해외 임금상승 등의 영향으로 인플레 압력이 심화될 것”이라며 “FRB가 현재와 같은 1~2% 수준의 물가상승률을 유지하기 위해 금리를 지속적으로 인상한다면 폴 폴커 전 FRB 의장 시절(79~87년) 이후 보지 못했던 10%대의 고금리시대를 다시 맞이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미국의 현재 연방기금금리의 목표 수준이 5.25%로 제시돼 있지만 인플레이션 통제정책이 제대로 취해지지 않을 경우 머지않아 초고금리 정책을 통해 인플레이션을 억제해야만 하는 시대가 다시 도래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는 고인플레 압력의 요인으로 ▦생산성 둔화 ▦재정 적자 ▦해외 임금상승 등을 꼽았다.
폴커 전 의장 재임시절 FRB 통화정책의 최대목표는 인플레이션 억제에 맞춰져 연방기금금리가 최고 20%까지 육박한 적이 있다. 당시는 인플레이션을 통해 통화 공급량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정책결정이 이뤄져 연방기금금리는 아무런 통제를 받지 않고 끝 가는 데를 모르고 치솟았다. 이런 금리인상 우선정책으로 미국 내 인플레이션을 잡는 데는 성공했지만 세계 각국 은행들의 도산으로 금융불안이 야기됐고 외채급증에 따른 멕시코 등 개발도상국가의 국가 부도라는 새로운 위기와 부작용을 낳기도 했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또 회고록에서 거시경제 전망과 관련, “2030년까지 미 경제 성장률은 2.5%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앞으로 몇 년간 인플레를 현 수준으로 적절히 제어하지 못하면 물가상승률은 4.5% 이상 치솟고 10년 만기 미 재무부채권(TB)은 8%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또 초저금리를 오랫동안 유지함으로써 글로벌 유동성 버블을 초래, 결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을 낳게 한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 반박했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당시 저금리 통화정책은 심각한 디플레를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96년 12월 정보기술(IT) 붐에 따른 주식시장의 과열을 경고한 그 유명한 ‘이성적 과열’은 고대 그리스 수학자 아르키메데스처럼 욕조에서 착안한 표현이라고 그는 회고했다.
● 그린스펀, 역대 대통령 평가 주목
"부시는 작은 정부 원칙 저버려"
"클린턴, 재정적자 과감히 감축"
이번에 발매된 회고록에서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역대 대통령들에 대한 자신의 평가를 담아 주목을 끌었다.
이 책에서 그는 조지 W 부시 행정부와 공화당의 경제정책을 강하게 비판하는 반면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경제정책에 대해서는 극찬했다. 그린스펀은 또 경제 문제와 별도로 리처드 닉슨 대통령부터 부시 현 대통령까지 역대 대통령에 대한 자신의 평가와 비교도 회고록에 담았다.
그린스펀은 부시 현 대통령에 대해 "표를 의식한 정치논리와 공약달성을 위해 공화당의 경제 이념인 긴축재정을 통한 작은 정부 원칙을 저버리고 재정적자를 부풀리는 우를 범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방만한 재정지출이 따르는 법안들을 거부할 것을 부시 대통령에게 권고했으나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부시 행정부에서 재무장관을 지낸 폴 오닐과 존 스노는 본질적으로 무력한 존재였다고 혹평하기도 했다.
반면 클린턴 전 대통령은 사실에 입각해 국가경제 전반을 직관하는 통찰력을 지니고 있었으며 재정적자 감축계획을 과감히 추진하는 정치적 용기를 발휘했다고 극찬했다. 그는 제럴드 포드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지극히 평범한 대통령이라는 평가를 내렸고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은 "우리는 단지 우연히 한두번 만났을 뿐 결코 조화를 이룰 수 없었다"고 불편한 관계였음을 드러냈다.
그린스펀 전 의장이 840만달러를 선금으로 받고 집필한 이 책은 17일부터 본격 시판된다. 판매가격은 35달러.
입력시간 : 2007/09/16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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