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유로화를 쓰는 16개국)이 그리스 발(發) 재정위기로 불거진 글로벌 금융시장의 공포를 잠재우기 위해 구제기금 조성을 통한 항구적 재정안정 메커니즘을 구축하는 등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기로 했다. 유럽연합(EU) 국가들은 유로존 정상회담에 이어 9일 EU 재무장관 회의를 갖고 긴급구제금융 조성 등을 골자로 한 세부대응방안을 마련, 글로벌 금융시장의 첫 시험대인 아시아 증시에서의 반응을 살피기로 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도 그리스발 재정위기 조기 진화를 위해 지난 2월 중단했던 유로존과의 통화스왑을 재가동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AFP통신은 이날 EU재무장관회의에 앞서 "EU내 금융위기에 처한 국가를 지원하기 위해 긴급구제기금을 조성키로 했으며 그 규모는 600억~700억 유로(약 900억 달러) 안팎 수준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헤르만 판롬파위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도 지난 7일 유로존 정상회의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유로존 회원국이 금융시장의 안정을 위해 '모든 수단'(full range of means)을 사용한다는 데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고 밝혔다. 그리스 위기 해결책을 둘러싸고 수개월을 허비한 EU가 종전과는 달리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은 이번 위기로 인해 유로존이 붕괴하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유로존 정상회의 직후, "유로화가 도입 이후 가장 심각한 위기를 맞았다"며 사태의 심각성을 우려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9일 러시아에서 열리는 2차 세계대전 종전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모스크바를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이를 전격 취소했다. 이에 앞서 유로존 정상들은 지난 7일 1,100억 유로 규모의 그리스 지원안을 정식 승인했지만 시장의 동요는 오히려 심해졌다. 프랑스 CAC40 지수가 4.59% 수직 낙하하는 등 대부분의 유럽 증시가 3~4%의 폭락세를 보였다. 전날 장 중 1,000포인트 가까이 추락하며 '패닉'에 빠졌던 뉴욕증시도 고용지표 개선이라는 대형 호재에도 불구하고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지수가 1.53% 하락하는 등 나흘 연속 하락했다. 그리스에서 출발한 위기는 이제 대서양 너머 미국은 물론 아시아를 위협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8일 유럽 소국의 근심거리가 전세계로 확산됐다면서 남미 브라질에서는 채권 발행 규모를 줄이고 있으며 아시아의 한국에서는 원화 가치가 폭락했다고 보도했다. 런던 소재 펀드매니저인 이안 켈슨은 "이번 위기는 유럽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제는 미국, 일본의 문제다"고 지적했다. 핌코 그룹의 윌리엄 그로스 이사는 "한 주 전까지만 해도 경제 지표가 개선된다면 증시 상승 추세가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분위기가 지배했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공포감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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