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부터 미국인들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비교해보고 자동차를 선택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AP통신에 따르면 미 환경보호청(EPA)과 교통부는 30일(현지 시간) 연료효율성과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배출량을 측정해 등급을 매기는 새로운 방식의 연비 표시제를 2012년 형 신차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개런(3.78ℓ)당 몇 마일을 달릴 수 있는지 단순 연비만 표시해왔다.
새 방안에 따르면 2012년형 모델의 자동차와 트럭 등은 연료소비와 온실가스 배출량을 기준으로 'A+'에서 'D'까지 등급을 받게 된다. 예를 들어 주행거리가 갤런(3.78ℓ)당 117마일(188㎞) 이상 달리는 닛산의 '리프'와 같은 전기차는 효율이 가장 높은 'A+' 등급이 매겨진다.
도요타 '프리우스'와 포드의 '퓨전' 등 휘발유 소비가 적은 하이브리드 차량은 'A-'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며 대부분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은 'C'등급을, 주행거리가 갤런당 12마일에 불과한 '페라리 612'같은 에너지 과소비 차량은 가장 낮은 등급인 'D'가 매겨진다.
이 같은 조치는 지난 4월 미 정부가 환경보호 및 연료절약 차원에서 오는 2016년까지 미국 내에서 생산되는 승용차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30% 이상 줄이는 동시에 연비를 42% 향상시키도록 방침을 정한 데 따른 것이다.
현재 차량에 부착되는 스티커는 각 모델의 주행거리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데이비드 스트릭랜드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 국장은 "기름 중심의 표시제는 더 이상 효율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온실가스 배출량 등급표시는 조만간 여론수렴을 위해 60일간 관보에 게재된 뒤 시행될 예정이다.
정부 관리들과 환경단체 관계자들은 소비자에게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지구온난화 경각심을 일깨우는 데 일조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미국 천연자원보호협회(NRDC)의 루크 토네이첼은 "소비자들은 등급 표시 스티커를 보고 어떤 자동차가 더 경제적이고 환경 친화적인지 금새 파악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