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는 23일(한국시간) 개막하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캐나다 여자오픈(총상금 200만달러)에 출전해 시즌 일곱 번째 우승을 향해 샷을 날린다. 이달 초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 초유의 4개 메이저대회 연속 우승에 도전했다 공동 42위로 마친 후 2주 만의 출격이다.
올 시즌 63년 만에 나온 개막 후 메이저 3연승을 포함해 6승을 거둔 박인비지만 재시동이 필요한 시점이다. 6월 US 여자오픈 우승 뒤로는 세 차례의 출전에서 공동 14위-공동 33위-공동 42위에 그쳤다. 메이저 연승 중압감에서 벗어난 만큼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9월12~15일) 우승과 한국인 첫 올해의 선수 확정을 위해 다시 진격해야 한다. 박인비도 21일 열린 캐나다 여자오픈 공식 기자회견에서 "2주간 한국에서 가족ㆍ친구들과 좋은 시간을 보냈다. 다시 시작할 준비가 됐다"고 각오를 밝혔다.
대회 코스도 박인비의 입맛에 맞다. 지난해 밴쿠버에서 열렸던 이번 대회는 올해 앨버타주 에드먼턴의 로열메이페어GC(파70ㆍ6,403야드)로 옮겨 치러진다. 2007년 이곳에서 열린 캐나다 여자오픈에 출전했던 그는 "그린 스피드가 빠르고 페어웨이가 좁아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평소 빠른 그린을 좋아하는 박인비는 브리티시 오픈 때 그린이 느려 고전한 측면도 있었다. 일관성 있는 샷과 컴퓨터 퍼트가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된다. 심리적으로도 더 강해졌다. 브리티시 오픈 때 부담이 컸다는 그는 "좋은 경험이 됐고 남은 시즌이나 앞으로 선수 인생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대기록의 주인공인 박인비와 뉴질랜드교포 리디아 고(16)의 대결도 관심을 모은다. 리디아 고는 지난해 이 대회에서 LPGA 투어 최연소 우승 기록을 갈아치웠다. 당시 박인비는 준우승을 했지만 아마추어 리디아 고의 우승으로 1위 상금을 받았다.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 나란히 공동 2위를 차지한 최나연(26ㆍSK텔레콤)과 박희영(26ㆍ하나금융그룹) 등 한국군단은 박인비의 우승 경쟁자이기도 하다. 이번 대회에는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 우승한 스테이시 루이스(미국)를 비롯한 강자들이 빠짐없이 출전한다. 루이스는 올해의 선수 포인트와 시즌 상금 등에서 박인비에게 크게 처진 2위지만 평균타수에서는 69.788타로 박인비(69.793타)에 근소한 차로 앞서 1위에 올라 있다.
지난 19일 끝난 미국-유럽 대항전인 솔하임컵에서 5개 매치플레이를 모두 이긴 카롤리네 헤드발(스웨덴)도 복병으로 꼽힌다. 솔하임컵 사상 최연소로 출전해 2승1패를 기록한 찰리 헐(17ㆍ잉글랜드)도 초청 출전해 리디아 고와 10대 대결을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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