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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곳곳에 자리잡고 있는 역사적 건축물 가운데 교회나 성당 등의 종교건축의 비중이 높은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하나님과의 소통을 위한 공간으로 신성함과 거룩함을 담으려는 노력은 결국 사람들에게도 감동을 주는 건축물로 기억되기 마련이다. 해운대 온누리 교회 외벽과 본당은 '온누리를 감싸 안는 벽'의 개념에서 출발했다. 예수 죽음이라는 비극을 상징하는 한편 성서에 나오는 서쪽 성전 일부를 의미하는 '통곡의 벽(Wailing Wall)'을 구현하고자 하는 건축적 시도는 종교적 근원의 상징물을 은유하는 것과 동시에 온누리교회의 아이덴티티를 부여한다. 독특한 조형미를 자랑하는 외부에 비해 언뜻 단조롭게 느껴지는 내부의 거친 돌벽과 강대상(예배를 드리는 제단)은 이런 상징적 속성의 표현이다. 강대상 후면의 벽과 홀을 따라 흐르는 은은한 빛은 하나님과의 소통의 공간으로 성스러움과 신앙의 소리를 만들어낸다. 아름답기만한 예배의 공간이 아니라 종교적인 의미를 되새기는 소통의 공간으로 의미를 확장시킨 것이다. 이 건물은 도시계획에 의해 조성된 해운대 신도시의 정연한 길과 자연스런 삶의 흐름에 따라 조성된 골목길이 만나는 대지에 자리잡고 있다. 기존교회, 재래시장, 신시가지의 아파트, 해운대의 해변, 지역 축제 등 다양한 경관이 주변을 이루고 있는 곳이다. 온누리교회는 이러한 흐름을 이어받아 땅에서 시작해 옥상의 녹지공간인 하늘예배당으로 연결되는 연속적이고 입체적인 공간을 제시했으며 이를 통해 펼쳐지는 마당은 지역주민과 신도가 문화적, 종교적, 친환경적으로 소통하는 집적적인 공간으로서 역할을 하게 된다. 종교적인 의미는 물론 지역사회를 위한 개방적 커뮤니티 시설로써의 기능도 놓치지 않았다. 빛과 보는 각도에 따라 다채로운 표정을 드러내는 외부 파사드(건물의 주출입구가 있는 정면부)의 구성은 대지가 가진 비정형적인 형상에 순응하면서도 절제있고 개성있는 조각적인 건축물로 기능하도록 돕는다.
설계자= 정림건축종합건축사사무소 이필훈 시공자= 파라다이스글로벌 건축주= 기독교 대한감리회유지재단 규모=지하3층, 지상5층 대지면적=2,668㎡ 건축면적=1,597㎡ 연면적=9,955㎡ 구조=철근콘크리트ㆍ철골구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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