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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원활해지도록 이행 측면에서 많은 성과가 있었다는 점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최연소 주한 미국대사로 부임 90일째를 맞이한 마크 리퍼트(41)는 27일 서울 중구 정동 대사관저(하비브하우스)에서 가진 외교부 출입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기업들이 FTA의 수혜를 받는 등 경제 전반에 많은 진전이 있었으며 이는 수치로도 나타난다"며 발효 3년을 앞둔 한미 FTA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최근 미국 재계 및 의회에서 한미 FTA를 '실패작'으로 규정하면서 최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신년 연설에서 강조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역시 한미 FTA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고 주장한 내용을 반박한 것이다. 리퍼트 대사는 한국의 TPP 가입 검토에 대해서도 "한국의 관심에 대해 환영한다"고 밝혔다. 다만 한국의 TPP 가입시기에 대해서는 추측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한반도 배치와 관련해서는 "청와대·외교부·국방부 등 어떤 한국 정부기관과의 미팅에서도 이 문제가 제기된 적이 한 번도 없었다"면서 "한국 정부와 공식적 협상을 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또 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대해 중국이 압박감을 느끼고 있으며 워싱턴 일각에서는 한국이 중국에 경도돼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는 지적에 "한국과 중국·미국 간 관계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좋은 한중 관계를 원하고 지지하며 한중·중미·한미 간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모두의 이해에 부합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또 "한미 관계는 그 자체로 봐야 하며 다른 관계와 비교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동북아지역 안보를 위해 한미일 3자 협력이 중요한 상황에서 한일 관계가 일본군 위안부 등 과거사 문제로 삐걱대는 것에 대해서는 "미국의 역할은 양국을 중재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과 일본 지도자들이 합의에 이르도록 독려하는 것"이라면서 "양국 간 대화를 통해 한국 국민과 정부가 만족할 만한 결론을 내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은 고노담화와 무라야마담화를 지지해오고 있다"면서 최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오는 8월 발표할 전후 70년 담화에 침략과 식민지배에 대한 사죄의 뜻을 담은 무라야마담화의 핵심 단어를 쓰지 않겠다고 말한 것에 대해 우회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
최근 미국이 쿠바와 국교 정상화 방침을 밝힌 것과 관련해 북한과 쿠바를 비교해달라는 요청에 "오바마 행정부는 지난 6년간 진지한 협상에 관심이 있는 상대가 대화 테이블에 나온다면 항상 관여할 준비가 돼 있었지만 북한의 경우는 그렇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북한은 남북 대화에 있어서도 여러 조건을 붙였고 핵실험을 강행하는 등 도발행위를 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북한이 핵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 방법으로 포기한다는 CVID를 이행하고 진정성 있는 대화를 할 준비가 돼 있다면 미국도 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를 계속 요구하는 상황에서 북측의 진정성이 확인되면 직접 북한에 갈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말씀드릴 부분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리퍼트 대사는 간담회 모두 발언에서 한국 부임 90일째를 맞이한 소회를 밝히면서 "개인적으로나 업무적으로 재미있는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또 "리퍼트 가족이 한 명 추가됐다"면서 "아들 세준이가 태어난 지 일주일 하고 하루가 지났는데 잠을 조금 더 많이 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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